성 김 한국과장, 유리 김 북한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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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대북정책 사령탑인 국무부 한국과의 핵심이었던 한국계 관료들이 다음달 대폭 교체된다고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이 4일 전했다.

한국계인 성 김 한국과장과 유리 김 북한팀장이 다음달 중순께 각각 국무부 북핵대사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특별보좌관으로 영전한다는 것이다. 2006년 여름부터 한국계로는 처음 한국과를 지휘해 온 두 사람은 통상 2년마다 단행되는 국무부 정기인사에 따라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하지만 북핵대사는 국무부 내에서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특수 고위직이다. 동아태 차관보 특별보좌관 역시 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업무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직책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 모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북핵 실무를 계속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두 사람은 적극적이고 꼼꼼한 일솜씨로 힐 차관보의 신임을 받아 영전하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 밖에 한국과에서 한·미 간 현안을 다뤄온 짐 헬러 한국팀장도 다음달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한국과장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아시아 경제담당 국장으로 지내온 커트 텅(Kurt Tong)이 임명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텅은 2003년부터 3년간 주한 미 대사관에서 경제참사관을 역임했다. 한국어를 구사하며 중국·일본어에도 능통한 동북아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후임 북한팀장에는 변호사 출신인 에릭 리처드슨 미 국무부 의회담당관, 후임 한국팀장에는 세리 할리데이 스클라 캐나다 토론토 주재 미국 영사가 각각 내정됐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동아태 차관보의 지휘를 받는 국무부 한국과는 한국팀과 북한팀 및 경제 담당관들로 구성돼 있다.

북핵 사태로 인해 동아태국 산하 지역과 중 가장 많은 근무 인원(20여 명)을 배정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동아태국의 다수를 차지해 온 중국·일본 전문가가 과장 및 팀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는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한국계가 약진하는 양상을 보였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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