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사모펀드’도 굴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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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 11면

미국 노스웨스턴대에 재학 중이던 유학생 이모(23)씨는 지난해 가을학기를 앞두고 휴학했다. 한국에 돌아와 사모펀드를 굴리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하루라도 젊었을 때 실전 투자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귀국 후 이씨는 ㈜휴넷의 E-MBA 과정에 등록해 기업인들을 만나 자신의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돈을 끌어 모았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 규모는 1억원. 일반운용전문인력(RFM) 자격증을 따기 위해 중급 회계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이씨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3월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환경을 둘러보는 등 펀드매니저 못지않게 바쁜 생활을 한다.

최근 금융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동아리 단계를 넘어 전문가 수준의 증권 트레이딩을 시도하는 취업 준비생이 늘고 있다.

한국증권업협회 전문인력관리실의 차상기 팀장은 “최근 3~4년간 증권 3대 자격증으로 불리는 증권투자상담사·선물거래상담사·증권재무설계사(FP) 등의 자격증 시험에 대학생이 대거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증권업협회가 개설 중인 증권투자상담사 대학생 과정에 등록한 학생 수는 2005년 말 242명에서 지난해 말 548명으로 두 배 정도로 늘었다. 금융권 종사자 사이에 인기가 높은 국제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증에 도전하는 대학생도 적지 않다.

CFA 전문 학원인 한국경영교육원의 구현우 대리는 “학원생 가운데 재무위험관리사(FRM) 수강생의 42%, CFA 레벨 1 수강생의 30%가 학부 대학생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카페 ‘회계재무전문가’를 운영하고 있는 남기영 회계사는 “서울 강남역의 ‘토즈’와 ‘투비’ 등 세미나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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