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단소 강습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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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민학생들 사이에 국악기 강습이 인기를 끌고 있다.아직 서울의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난 경향이긴하지만 「우리 것」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점수취득」이라는 실리가 한데 맞물려 점차확산될 전망.국악기 가운데 어린이들 사이에서 크 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단소.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서양악기를 선호하던 학부형들이 단소강습에 눈을 돌리게된 직접적인 이유는 국민학교 6학년 음악교과에 단소실기가 들어있는가 하면 중학교에서도 악기를 마 음대로 선택,연주하는 음악시험에서도 쉬운 단소를 선택하면 비교적 점수따기가 쉽다는 것.
국민학생인 두 아들에게 단소강습을 시키는 주부 나주경(羅朱景.40.서울 압구정동)씨는 『네댓명씩 그룹을 지어 개인교습을 받는 아이들이 주변에 꽤 된다』면서『학교시험도 시험이지만 아이들이 커서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더라도 5~6년 배운 피아노 연주보다 6개월 배운 단소로 민요 한곡 부는게 훨씬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그룹별 개인지도를 받고 있는데 강습비는 주2회 강습에 1인당 月 5만원내외.국악학원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나,주위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데다 단소보다 더어려운 대금,가야금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그룹 지도쪽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국민학교 6학년 형 친구들틈에 끼어 강습을 받는 4학년짜리 김가흔(金苛炘.11.서울청담국민학교)군은『형.엄마와 함께 단소연습을 한 때문인지 모르지만 첫 강습을 받던 날부터 재미있었다』고 말한다.『피아노보 다 훨씬 재미있다』는 그의 말에 저마다 몇 년씩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운 6학년 형들도 고개를 끄덕인다.이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은 단소가 그만큼 쉽고 진도가 빠른데다 연주하는 곡도 『닐리리야』『아리랑』같이 친숙한 민요이기 때문.두번 째 시간이면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여서 비슷한 서양관악기인 플루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다.한문으로 표기된 국악악보를 읽는 일도 금방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린이들의 경험담.
강사 서소연(徐素娟.27.중앙국악관현악단 단원)씨는『6개월~1년정도 배우면 민요연주는 능숙하게 한다』면서『방학을 이용,국립국악원에서 실시하는 5일과정의 무료강습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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