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한자녀정책" 비참한 실상 고발-獨 슈피겔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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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세계여성회의에서 중국의 「한자녀 갖기」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한자녀 갖기 정책으로 낙태.불임시술이 강요되고 남아(男兒)선호사상을 부추겨 여아(女兒)들이 인간이하 천대를 받는다는등 인권차원의 비판이 주류다.이에대해 중국 당국은 이미 인구과잉(약12억명)에다 매년 1천4백만명씩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아제한은 불가피하다고반박한다.이와 관련,독일 시사주간 슈피겔誌는 최신호 『어린이 수용소군도』 르포기사에서 지난 8개 월동안 세차례 중국 하얼빈(合爾濱)의 고아원을 방문해 취재한 한자녀 정책의 참담한 실상을 고발,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省 하얼빈 고아원의 어느 방.침대 밑에조그만 꾸러미가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있다.한 아이의 시체다.그러나 누군가 치우러올 때까지 2~3일 더 방치될 수밖에 없다.
이는 이곳에선 예삿일이다.하얼빈 나이핑 고아원에 선 캐나다人 교사 피터 코스텔로(29)가 사진을 찍어둔 고아 50명중 3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버려진 아이들이 주로 보내지는 곳은「복지관」이란 이름의 전국에 산재한 1천2백개 고아원과 74개 소년원이다.아이들을 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한자녀 갖기 정책 때문이다.장애아.병든 어린이를 마구 버리고,남아 선호풍조 때문에 건강한 여자아이들도 고아원에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흔히 「죽음의 방」으로 불리는 고아원 시설은 매우 열악하며 보모들도 정신병자 등으로 아이들을 돌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때에 찌든손,음식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은 얼굴 에다 콧물과 오물로 뒤범벅된 아이들은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린다.뼈만 앙상한 아이들이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은 죽음의 수용소 바로 그것이다.유엔 보고에 따르면 인구 4천만명의 중부 장시(江西)省에선 지난 93년아이 5만명이 버려졌 다.중국 전체로 보면 매년 약1백만명이 버려진다는 계산이다.
[베를린=韓敬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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