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페어플레이상>8월상 수상 의성여고농구팀 어떤팀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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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8월의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의성여고 농구부는 지난 89년 창단된 짧은 연륜의 팀이지만 올해 쌍용기 준우승과 더불어 가장유명한 여고농구팀중 하나가 됐다.
의성여고팀은 전교생이라야 5백60명남짓.3학년 5학급에 1,2학년은 4학급뿐인 미니학교의 「최고를 향한 꿈」을 짊어진 소망의 화신이다.이 농구팀에는 서울의 명문팀에서 흔히 보게 되는어머니들의 치맛바람도,학교차원의 지원도 없다.
지난달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숭의여고와의 결승전은작지만 위대한 팀의 꿈이 얼마나 간절하고 뜨거운 것인지를 생생히 보여준 한판이었다.
숭의여고는 수억원의 몸값을 보장받고 있는 장신선수가 즐비한 전통의 명문팀.쌍용기 대회만도 10번이나 제패한 지난해 대회 챔피언이었다.누구나 숭의여고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지만 당연할 것으로 여겨지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드라마 같 은 시소게임의 연속이었다.의성여고는 주력 포워드 천선희(千仙熙)가 퇴장당해 스코어를 기록하던 후보선수가 코트에 뛰어들어야 했고 선수 모두 연일 교체없이 경기를 치르느라 초주검이 되어 있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숭의여고를 괴롭혔다.
경기가 끝났을 때 스코어차는 불과 3점.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향해 남시홍(南時弘.37)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南감독은 교체선수 1명만 외롭게 앉아있는 벤치가 행여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릴까봐 의성여중 선수들에게 여고 유니폼을 입혀앉혀놓는 고육책을 써가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우승은 역부족이었다.의성여고는 내년 4명을 실업팀에 입단시키는 경사를 맞게 되지만 의성여중 선수 2명을 받고 선수수가 부족한 고령여고 선수를 전학시켜 새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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