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근본주의>9.<인터뷰>사이다 아그레비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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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957년 일부다처제를 금지한 튀니지는 여권보호에서 가장 앞서가는 이슬람 국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튀니지 정부 고위공무원(사회부 국장)으로 세계주부운동 튀니지 대표를 겸하고있는 사이다 아그레비(43)여사를 만났다.
-이슬람국으로 코란이 허용하고 있는 일부다처제를 금지시킨 것은 모순 아닌가.
『코란은「모든 부인에게 모든 면에서 똑같이 대해줄 수 있을 때」네명의 부인까지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하다.일부다처제를 금지한 것은 오히려 코란의가르침에 충실한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이슬람국은 아직도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가.
『코란에 대한 해석상의 문제다.코란은 누가 해석하는가.인간이다.해석의 기준은 무엇인가.우리는 인본주의가 그 기준이라고 생각한다.神 앞에서는 남녀가 평등하다.따라서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간적 삶을 거부하는 모든 차별과 부당함을 법으로 금지시킨 것이다.』 -예를 든다면.
『1957년 제정돼 지난 92년 개정된 가족법과 민법을 통해튀니지는 남녀간의 모든 차별을 철폐했고 차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했다.혼인과 이혼.취업.상속뿐만 아니라 낙태.피임등에 이르기까지 튀니지 여성은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와인간적 대우를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으로 약자 아닌가.
『그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유럽도 마찬가지다.다만차별과 불평등을 호소할 수 있는 법이 마련돼 있고,그것이 실제적으로 적용되느냐에 차이가 있다.대부분의 이슬람국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튀니스=裵明福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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