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이름 뿐인 박사보다 전문대가 실속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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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문대 졸업장이 이름뿐인 박사학위보다 더 실속있을 것 같았습니다."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중국인 유학생이 전문대에 입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입시에서 대덕대학(대전시 유성구 장동) 전자상거래과에 입학한 왕다하이(王大海.31)가 그 주인공. 그는 지난해 국내 모 국립대 박사과정에 입학했으나 1년 만에 포기했다. 그가 박사 과정을 포기하고 전문대를 택한 것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선 단순히 이론만 배우는 것보다 실무를 익히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1~2년간 실무 경험을 쌓을 겁니다. 그 뒤에는 중국으로 돌아가 무역회사에 취직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가 되고 싶습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출신인 王씨는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대외경제무역대에서 한국어(조선어)를 전공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인 1999년 교환학생으로 대전대에 왔다. 그는 대전대 경상학부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박사 과정에 들어가니 실습은 거의 없고 오직 책만 가지고 공부하는 커리큘럼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했죠." 그가 전문대로 발길을 돌린 이유다. 王씨는 "대학 신입생이 돼 낯설기는 하지만 원하던 분야를 배울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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