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日금융 大혼란땐 세계시장 충격 一波萬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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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만일 일본 금융계의 혼란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세계자본시장이 받게 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은행시스템이 일본의 부실은행으로 인해 직접적인 위험을 겪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미국경제는 일본系은행의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또 미국 이외의 지역,특히 아시아에서 일본계은행의 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대출과 채권시장은 일본계은행들이 갑자기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증권을 내다팔기 시작하면 붕괴할 수도 있다.물론 이것은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일본계은행은 4천억달러의 美재무부증권을 보유하고 있다.이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미국 채권가격이 폭락하고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또 美정부통계에 따르면 94년말 현재 일본계은행은 미국내 대출의 9.4%인 4천30억달러를 대주고 있다.특히 뉴욕과 캘리포니아같은 지역에선 전체 대출에서 일본계은행의 비중이 4분의 1에 이른다.만일 일본이 이같은 자금공급을 국내로 돌린다면 대출쪽의 경쟁을 줄여 차입자의 자금조달비용이 치솟을 것이다.
니시무라 요시마사 대장성은행국장은 일본은행들의 해외대출 가운데 90%가 상위 21개은행에 의한 것인데,이들 거대은행은 절대 무너질 리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미국관리들은 일본이 금융위기의 해결을 올해로 3년째나끌고 있다는데 우려를 높여왔다.日대장성은 예금은행들이 40조엔(약4천3백77억달러)의 문제여신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대장성은 이 가운데 적어도 15조엔이 회수불능채권이라 고 말한다.
미국정부는 일본경제의 악화가 일본 주요은행의 붕괴를 촉발해 그 충격파가 세계금융시장에 확산될 것을 우려한다.
한가지 시나리오는 소규모 금융기관에 대한 대량 예금인출사태가대형은행으로 확산돼 결국은 일본 전체 금융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다.이 경우 국내 자금수요를 대기 위해 일본 대형은행들은 해외대출을 억제하고 보유 해외증권의 대량 매각에 나설지 모른다. 그러나 메릴 린치증권의 금융분석가인 월더 얼더는 현금이 풍부한 미국은행들은 미국시장에서 일본자금의 유출로 생긴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또 엔高억제를 위해 일본정부가달러표시자산을 더 사도록 금융기관들에 촉구하고 있 는 마당에 일본계은행들이 미국재무부증권을 한꺼번에 내던질 것같지는 않다.
일본의 규제당국은 부실대출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는 잘못됐다고 주장한다.이들은 최근 문제가 된 도쿄(東京)의 한 신용조합에서의 대량 예금인출사태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산되지 않고 국제은행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을 예 로 든다.
그동안 미국계은행들은 일본은행부문에 대한 위험노출을 최소화했다.일본계은행에 대한 미국계은행의 대출은 지난해말 현재 모두 4백53억달러였다.이는 전체대출의 1%에 못미치는 숫자다.더구나 미국은행들은 일본의 부실대출문제가 표면화된 이 후 일본계은행에 대한 여신을 줄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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