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가 ‘강추’한 펀드 매력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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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펀드 홍수 시대다. 투자자로선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난감하다. 초보자일수록 더 헷갈리기 십상이다. 이럴 땐 자산운용사의 추천 펀드를 살펴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수많은 펀드 중에서 추천했다는 건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30개 주요 운용사가 9일까지 자산운용협회에 하나씩 제출한 4월 추천 펀드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설정한 지 한 달이 안 된 4개를 빼고 26개 가운데 21개(81%)가 최근 1개월 동안 원금을 불렸다. 한 달 수익률 8%가 넘는 상품도 있다. 유형별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18개)이 해외 펀드(12개)보다 많았다.

◇‘돈 될 곳’에 집중 투자 펀드=폭넓은 분산투자보다 돈 될 곳에 집중 투자해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가 많았다. 해외주식형인 교보운용의 ‘교보글로벌CEO주식1’은 대주주나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을 보고 투자한다. 프랑스의 금융회사인 ‘피낭시에 드 로데’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중이 가장 높다. 동양운용의 ‘동양글로벌IPO뉴스탁주식1’은 새로 기업공개(IPO)를 하는 해외 업체에 돈을 넣는다. 채널마케팅팀 안종진 대리는 “올해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으로 공모가격이 떨어져 우량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늘었다”고 말했다. 슈로더운용의 ‘슈로더이머징위너스혼합형’은 매달 전 세계 신흥국가를 분석해 전망이 가장 좋은 6개 국가에 집중 투자한다.

국내주식형인 유진운용의 ‘유진점프-업주식’은 체력 회복이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흑자전환이 기대되거나 주력사업을 강화하는 업체가 공략 대상이다. 우리CS운용의 ‘프런티어우량주주식’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홍승환 펀드매니저는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우량주의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알파에셋운용의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주식형’은 세계 각국의 태양열(37%)·원자력(20%)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안정적 운용 펀드=골드만삭스운용의 ‘골드만삭스-맥쿼리글로벌인프라재간접1’은 선진국의 사회간접자본 관련 기업을 공략한다. 허진욱 글로벌운용팀 부장은 “경기에 관계없이 일정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에 주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원유·천연가스 수송관 업체의 비중이 26%로 가장 높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템플턴글로벌채권형’은 세계 30여 개국의 국채를 산다. 100개국 시장을 보고 있다가 성과가 좋을 것 같은 곳에 돈을 넣는다.

KTB운용의 ‘KTB엑스퍼트자산배분형주식혼합’은 국내 증시의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을 0~100%까지 조절한다. 현재는 60%대다. 윤석준 마케팅본부장은 “주가가 떨어질 때도 수익률을 지키기 좋다”고 말했다. 중국 펀드인 푸르덴셜운용의 ‘푸르덴셜차이나스마트웨이브주식혼합’은 주가가 떨어질 때 분할 매수하고 오르면 조금씩 파는 전략을 쓴다. 자산운용협회 김정아 홍보실장은 “운용사가 추천한 펀드는 그만큼 공을 들인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가입자가 투자 목적·기간을 먼저 고려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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