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대 3연패 ‘조종’ … ‘로보콘’대회 짜릿한 역전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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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로보콘코리아에서 3연패를 달성한 한국기술교육대 스타덤 팀원들이 우승상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기대 제공]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KBS드라마센터. 제7회 로보콘코리아 결승전에서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 로봇팀 ‘스타덤’과 고려대 ‘아시모프’가 맞붙었다. 이 대회에서만 2연패를 기록했던 스타덤은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7점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장한별(메카트로닉스공학부 3)씨가 조종하는 자동로봇이 중앙 12점짜리 ‘노란 버터’ 구역을 점령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한기대가 이 대회에서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로보콘(Robotcon)’은 8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처음 열린 국제로봇대회로 센서장치와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춘 로봇들이 득점물을 일정한 구역에 넣어 미션을 완료하는 경기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KBS에서 국내 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올해는 세계대회 주최국인 인도의 신화 ‘고빈다(인간 피라미드를 쌓아 우유와 버터를 서리하는 전통 축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국내 대회에는 전국에서 지능화 로봇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대학 로봇동아리 19개 팀이 참가했다.

지난 대회까지 2연패를 이루며 막강 전력을 자랑했던 스타덤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규칙 변화와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점수 득실 차와 로봇 메커니즘에 대한별도 평가를 인정받아 와일드카드로 8강에 진출, 결승에서 고려대 ‘아시모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운용 팀장(메카트로닉스공학부 4)은 “5명의 팀원과 7명의 기술 서포터들이 만든 전략 만해도 30여 가지가 넘는다”며 “로봇들의 빠르고 정밀한 움직임 구현을 위해 신형 엔코더를 장착한 것이 초반 고장을 일으켰지만 막판에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스타덤팀은 8월 인도 푸네에서 열리는 ABU 로보콘 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게 된다.

한기대는 대한민국 젊은 공학도들이 창의력·기술력을 겨루는 로봇콘코리아에서 ‘스타덤(지도교수 윤영한)’이 3연패의 대기록을 세운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한기대는 5년 전 신 성장 동력사업으로 지능로봇개발 사업을 선정, 집중 투자를 했다. 이들은 지난 겨울 동안 하루 10~14시간씩 투자하며 로봇을 직접 설계·제작했다. 대회 참가 전 실전연습도 하루 5~6시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에서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한기대는 ‘로보콘’과 같은 지능형 분야뿐만 아니라 휴먼로이드 로봇(인간형)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슈펴로봇그랑프리대회’와 2006년 11월 ‘2006 로보원 그랑프리’에서도 휴머로이드 로봇 ‘가제트’가 7개 종목을 휩쓸며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기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이론과 기술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강의를 해 온 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로봇분야는 IT강국을 위한 필수분야로 앞으로 지원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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