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지하슈퍼 부패식품 60여톤 묻을곳없어 처리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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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백화점 남관(B동)지하 1층 슈퍼마켓에 있던 부패식품 처리 문제로 서울시 대책본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책본부는 당초 사고발생 직후 문제의 슈퍼마켓에 남아 있던 60여t정도의 식품이 심하게 부패,악취가 풍겨 지하층 발굴작업에 지장을 초래하자 지난 13일 서울시 청소사업본부측을 통해 김포매립지에 처분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손쉬울줄 알았던 쓰레기 처리문제는 뜻밖에 벽에 부닥쳤다. 김포매립장이 쓰레기를 가매립할 수 없는 영구매립지인데다「김포매립지 주민감시위원회」가『시체발굴현장에서 나온 쓰레기는 매립할 수 없다』며 부패식품 매립을 거부하는등 강력 반발했기 때문. 이에따라 지난 14일 오후 전체 60t 가운데 일부를 수거,김포 매립지로 운반해 간 5대의 트럭은 주민의 거부로 매립지에 진입도 못한채 하룻동안 대기하다 결국 되돌아와야 했다.
비상이 걸린 대책본부는 이틀간의 철거작업을 통해 수거한 부패식품을 압축해 11t트럭 2대분에 적치해둔 뒤 매립지를 선정하는데「동분서주」했다.
결국 각고의 노력끝에 대책본부는 17일 서초구청과 협의,이날오후 서초구양재동 고속도로변 그린벨트지역내 임야에 부패식품을 가매립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가매립후에도 대책본부의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종자 가족이 혹 쓰레기에 묻혀 갔을지도 모를 시신및 유류품확인작업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대책본부는 최종 매립지를 찾기 전까진 가매립장에 실종자 가족을 입회시켜 시체.유류품 유무 여부를 확인하는「묘책」을 마련해 두었다.
〈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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