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번에도 해결사는 이민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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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막판 3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한국 우승을 만들어낸 ‘역전의 명수’ 이민진 5단<左>이 중국의 마지막 선수 루이나이웨이 9단과 대국하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역전승의 여왕’이민진 5단이 3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기적 같은 막판 5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만들어낼 때도 이민진 5단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난전 속에서 거듭 역전승을 이끌어내곤 했다. 올해도 이민진은 중국의 탕이 2단과 일본의 가토 게이코 5단에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중반 이후 폭발적인 대시와 투지 넘치는 전투력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3일 중국의 주장인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과의 대결에서도 초반 포석은 밀렸지만 중반 이후 점차 국면을 주도하여 무려 8집반 차로 대승을 거두며 한국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민진 5단이 종횡무진하며 다시 한번 해결사 노릇을 확실히 하는 바람에 한국의 마지막 선수로 대기 중이던 박지은 9단은 바둑돌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한·중·일의 국가 대항전인 6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은 항저우(1라운드), 서울(2라운드)을 거쳐 1일 베이징에서 최종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이슬아 초단, 김세실 2단, 이하진 3단, 이민진 5단, 박지은 9단 등 5명이 출전한 한국은 신예 이슬아가 2승, 3장 이하진 3단이 2승을 거두며 균형을 맞춰 나가고 있었고 결국 루이나이웨이가 버티고 있는 중국과 그의 천적인 박지은의 최종전이 우승을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민진은 얼마 전 국내에서 치러진 여류 국수전 결승에서 박지은에게 1대2로 패배했기에 컨디션이 최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민진은 지난해 5연승에 이어 도합 8연승을 거두며 ‘역전승의 여왕’에 이어 ‘국제전의 여왕’의 떠올랐다. 우승 상금은 7500만원. 이민진은 3연승 부상으로 정관장 지삼 10뿌리를 받기도 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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