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金容淳 일본 왜가나-北日 수교협상 본격화 전주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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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 대외정책 총사령탑이자 노동당비서인 김용순(金容淳)의 8월초 방일(訪日)은 北-日 수교 본격협상의 전주곡으로 보인다.
북한과 일본은 지금까지「북한의 亞太평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혁(李鍾赫)-자민당 정조회장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채널을 통해물밑에서 수교 문제를 논의해왔다.그런데 이제는 亞太평화위원회 김용순 위원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 다.이는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된 北-日 수교문제가 오는 8월을 기해 수면위로 급부상,본격 추진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용순이 일본 연립여당 실력자들과 논의할 문제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北-日 수교일정이다.일본측은 北-美연락사무소 설치와 동시에 수교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무라야마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는 김일성(金日成)사망 1주기에 즈음해 조기수교 희망의사를 이미 전달한 바 있다.북한도 청구권 문제만 타결된다면 조기수교가 나쁠 것은 없다는 자세다.이같은 점등을 감안할때 양측은 오는 9월중순을 北-日수교의「D데이」로 잡을 공산이 크다.
또 북한 김정일(金正日)은 이번 김용순방일을 통해 일본 무라야마 총리에게 친서(親書)를 보내 조기수교및 北-日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운을 띄어놓을 가능성이 많다.
둘째는 청구권 문제다.북한은 아직 공식적으로 청구권 액수를 밝힌 적은 없다.다만 비공식 채널등을 통해 간간이「80억~1백억 달러說」을 흘리고 있다.반면 일본측은 30억~50억달러線을염두에 두고 있다.지난 64년 한국과 일본간 진 행된「김종필(金鍾泌)-오히라(大平)」청구권 협상 당시 타결된 액수와도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생각이다.이처럼 양측간에는 청구권 액수를 놓고최소 50억달러라는 엄청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극심한 외화부족등 경제난으로 고전하는 북한에겐 대일(對日)청구권을 통해 챙기게 될 돈이 여간 긴요한게 아닐수 없는 것이다.
이밖에도 양국간에는▲KAL기 폭파와 관련한 이은혜문제▲핵문제▲식민통치에 대한 사과▲일본인妻 문제등이 산적해있다.이 가운데핵문제는 이미 지난 北-美콸라룸푸르 협상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된 상태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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