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유물 추정 제주 암각화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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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주에서 청동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암각화가 처음 발견됐다.

제주도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2일 "북제주군 애월읍 광령리와 제주시 외도동 경계지점에서 제주 선주민의 신앙과 제의 의식의 대상으로 새긴 것으로 보이는 암각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암각화는 가로 148㎝, 세로 93㎝, 두께 45㎝의 타원형 현무암에 방사상으로 음각된 형상이다.

연구소는 "원과 동심원, 방사선 무늬 등 기하학적 문양을 볼 때 특정집단만의 부호적 체계로 판단된다"며 "태양신을 숭상,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 상징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암각화의 형태는 동물들, 특히 사슴의 뿔이나 나뭇가지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며, 다른 하나는 태양신을 묘사한 추상적인 암각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암각화가 발견된 외도동.광령리 일대가 10여기의 고인돌이 밀집한 제주도내 대표적 청동기 유적지라는 점을 들어 "발견지점은 제의적 성격을 띤 신성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화재연구소 강창화 연구실장은 "암각화는 신앙적 구조물로 이해된다"며 "주변에 유사한 형태의 대형 현무암 암석이 보이는 만큼 보존대책 및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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