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눈물바다 유실물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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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현장앞 사법연수원 앞마당은 실종자 가족들의애절한 사연으로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사고가 난지 8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가족의 생사여부를 모르는실종자가족들은 가족의 체취가 배있을 유품이라도 찾기위해 하루에도 수십명씩 이곳에 마련된 습득물 접수창구로 몰려들고 있다.6일 오전11시쯤 한 소방구조대원이 A동 붕괴현장 에서 포클레인의 무쇠 주걱에 걸려 캐내어진 지갑 하나를 창구직원에게 전달했다.순간 실종자가족들은 접수창구 주위로「우-」몰려들었다.
『누구 겁니까.우리 아이 것은 아닌지.』 지난달 29일 사고발생직후부터 6일까지 이곳에 접수된 물품은 주민증록증.통장.지갑.시계등을 포함해 모두 1천여점으로 그동안 찾아간 것은 19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는 귀걸이.목걸이.반지.자격증.삐삐.핸드폰.카세트테이프 등 몸에 지니는 각종 물건들이 포함돼 있다.삼풍백화점으로쇼핑갔다 실종된 강인숙(姜仁淑.53.여)씨의 아들 權희중(25)씨는『어머니의 검정 손가방을 찾기 위해 습득물 접수대장을 뒤졌으나 색깔도,특징도 없이 오로지「며칠,몇시,가방1개」라고 무성의하게 기재된 것이 많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귀금속등 고가품에 대해서는 관리직원들이 도난을 우려해가족들의 요구대로 습득물을 일일이 꺼내 보여주지 않아 습득물관리직원들과 가족들간에 마찰도 자주 빚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도난문제 때문에 유품을 전시하기 어렵다면 사진이라도 찍어 게시해야 할 것 아니냐』며 관리직원들의 무성의한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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