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월급(약 1400만원)을 환경미화원·소방공무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 6시쯤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월급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고 한 대답이었다. 이 대통령은 “뭘 새삼스럽게…공직에 있는 동안엔 계속 하기로 했으니 계속 연장되는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재산 사회헌납 선언으로)재산을 다 내놓기로 했으니 할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난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4년 동안에도 월급 전액을 환경미화원과 소방공무원 자녀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테니스를 친 직후 기자실을 예고 없이 찾았다. 회색 트레이닝복·운동화 차림에 모자를 쓰고, 파란색 수건을 목에 두른 이 대통령은 40분 가까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과거 환경미화원들에겐 (자동차 빛이)반사되는 옷이 없었다. 그래서 새벽에 청소할 때 사고가 많이 났다. 사고가 나면 미화원 아이들이 힘들어졌다”며 서울시장 때 장학금을 기부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4월 미국 방문 때의 기업인 수행 규모와 관련해 “재계 사람들도 일 있는 사람들만 가기로 했다”며 “총수들은 다들 바쁘지 않나. 열심히 돈 벌어야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공직사회를 강도 높게 질타한 것과 관련해선 “내가 공직자들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엘리트 집단이 공직자들 아니냐”라며 “공직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일을 잘할 수 있다. 난 이번에 변화의 가능성을 많이 보았다”고 설명했다.
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