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경제통합갈등과과제>3.옛 동독지역 투자유치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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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에어푸르트.숲이 울창하고 지정학적으로 독일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어 「독일의 녹색 심장」으로 불리는 튀링겐의 주도(州都)다.경제통합 5주년을 맞는 이 도시 역시 여느 동독지역과 마찬가지로 재건의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군데군데 크레인이 하늘을 가르고 있는 시내로 들어서면 그 중심에 웅장한 주의회 건물이 길을 막아 선다.그 뒤편에 자리잡고있는 차이코프스키 슈트라세(街)11번지.튀링겐주 경제진흥유한회사(TLW)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경제진흥유한회사」란 통독 후 외자유치를 위해 옛 동독지역 신생 주들이 앞다퉈 설립한 주정부 직할의 투자유치기관이다.한마디로 「투자유치」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전력을 다해 뛰는 첨병의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를 확인이나 해주듯 TLW의 투자유치 담당관 모나 페네(35.여)는 『투자유치를 위해선 세계 어느 곳이라도 날아 간다』고 강한 의욕을 보인다.그 실례로 『지난 해엔 한국을 방문했다』며 그녀는 『투자자에겐 세금 감면을 비롯한 모든 편의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튀링겐주는 제조업체를 설립투자할 경우 투자비용의 27%까지 지원하고 있다.또 사업확장투자에 대해서는 투자비용의 15%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지원금을 아끼지 않는다.이 밖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특별자 금대출제도까지 마련돼 있다.
이러한 투자장려책은 튀링겐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으나 다른 신생 주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모든 종류의 투자가 다 지원대상이 되지는 않는다.제조업중심 유치원칙에 따라 서비스업은 현재 제외된다.
브란덴부르크주 경제진흥유한회사에서 투자유치를 맡고 있는 프랑크 바이어(40)는 『동독지역에 대한 투자는 지원금을 타낼 수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에 따른 조건마저 유리해 투자자들의 높은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는 투자환경과 관련해 『그동안 부동산과 관련된 동.서독 주민간의 소유권분쟁으로 투자 분위기가 상당히 위축되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그러나 최근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투자우선의 원칙이 지켜지면서 이러한 문제는 점차 해소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킬의 세계경제연구소 등 독일의 주요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옛 동독지역은 최근 열성적인 투자유치와 자구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9.4%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뮌헨에 소재한 IFO경제 연구소는 동.서독경제통합 5년을 맞아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옛 동독 지역이 개혁의 길에 들어선지 5년만에 처음으로 자립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혀사뭇 고무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현재 옛 동독 全지역의 산업생산이 소비를 훨씬 밑돌고 있고 지난해 내수와 국내총생산(GDP)간의 격차가 무려 2천억마르크(1백12조원)까지 벌어졌다는사실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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