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종합과세 회피상품으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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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전환사채(CB)투자가 내년부터 시행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사 보유 CB 일부를 세금부담을 줄이면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내놓아 3일부터 한정판매에 들어갔다.이는 CB의 표면금리가 각종 채권보다 훨씬 낮은 0~2%에불과해 고액투자자일수록 절세효과가 크다는 점에 착안한 것.예를들면 표면금리 1%인 전환사채에 투자할 경우 종합과세 대상소득이 4천만원 이상이므로 액면가 40억원어치까지는 분리과세 대상이 된다.표면금리 10%인 채권이라면 액면가 4억원이 넘을 경우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한편 CB는 유통시장에서 두 가지 방법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하나는 현주가를 전환가로 나눈 수치(패리티지수)에 액면을 곱한값에서 10~20% 할인한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순수한 채권과마찬가지로 실세금리로 할인한 가격이다.물론 이 두 가지 가격 가운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절세용으로 주목받는 대상은 패리티지수로 계산한 가격이 일반적인 채권으로 평가한 가격보다 낮은 경우,즉 주가가 낮아 전환권을 행사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다.이런 CB를 일반채권처럼 유통금리로 할인한 가격으로 매입하면 일반채 권과 CB의표면금리 차이만큼 과세대상 이자소득이 적어지므로 절세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삼성증권이 이번에 매각하는 것은 상림.성원건설.삼익악기.대한페인트.한솔제지 등 5개사의 CB 2백억원어치다.세후수익률은 복리로 연 12.25% 수준이고 만기는 2년과 4년짜리가 있다.최저매입한도는 1백만원이지만 상한은 없다.
삼성증권 채권팀 최병원(崔炳元)과장은 『세금이 적은 만큼 연평균 13%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즉 세전금리 15.5%인 다른 상품과 비슷한 수익률을 올릴수 있다는 것.만기전이라도 투자자가 원할 경우 수수료 없이 되 팔 수 있어환금성도 보장돼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CB의 절세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한 증권사의 채권담당자는 『주가전망이 어두운 종목의 CB에투자해 전환권 행사로 수익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채권개념이라면 종합과세 회피용으로 훌륭한 투자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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