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세대교체 신예30대 바람-윤대녕.서하진등 맹활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문단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70~80년대 문단의 주축으로 활동하던 40대이상 중진작가들이 퇴조하고 신진작가군이 대거 문단의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이같은 세대교체 징후는 올해「이상(李箱)문학상」심사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났 다.심사위원들사이에서는 『이제 신경숙씨는 더이상 신인이 아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이상문학상은 대개 문단경력 10년이상의 중견문인들이 경합을 벌여온 상이다.그러나 19회째를 맞는 올해 이상문학상은 비록 중진소설가 윤후명(50)씨의 『하얀배』가 대상을 수상했지만 본선에 오른 20편중 절반이상이 신진들의 작품이다.
또 우수작 7편도 김향숙씨의『추운 봄날』,이윤기씨의 『나비넥타이』,최인석씨의『노래에 관하여』를 제회한 나머지 4편은 신진들의 작품이다.심사과정에서 『나비넥타이』와 함께 대상수상작으로가장 많이 거론됐던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의 윤 대녕(33)씨는 이제 경력 5년째로 접어드는 신인.그러나 창작집 『은어낚시통신』,장편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등의 작품을 통해 신진작가군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의 성석제(35)씨는 86년 시로 등단해 시집 『낯선 길에 묻다』를 내놓았으나 소설은 지난 연말 발표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가 첫 작품이다.
『제부도』의 서하진(35)씨와 『나비의 꿈,1995』의 차현숙(32)씨는 모두 지난해에 등단했으며 아직 창작집 한권 없는완전 신인들이다.
이같은 신진들의 진출은 지난 1년간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의 양을 분석해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7월호(계간지 가을호)부터 올해 6월호(계간지 여름호)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은 모두 2백74편으로 1백82명의 작가들이 1편이상씩을 발표했다.이중 최다 발표자는 김소진으로 7편을 발표했다.
5편을 발표한 작가는 윤대녕.박상우씨,4편이 공선옥.김승희.
박덕규.서정인.송경아.정찬씨등이었으며 한강.최인석.차현숙.윤영수.송상옥.서하진.배수아.김경욱.구효서씨 등은 3편씩을 발표했다.3편이상을 발표한 작가들중 서정인.박상우.구효 서.최인석씨등 몇명을 제외하면 모두 등단 5년이하의 신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예지에 발표되는 중.단편을 갖고 작가들의 전체 활동상을 가늠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장편을 주로 쓰는 중진 작가들의 경우상대적으로 중.단편의 발표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문단에서는 이번 이상문학상 심사과정에 드러난 신진들의 진출이 새로운 감수성을 요구하는 최근 문학시장의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는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다 최근 소설가로 전업한 박덕규씨는 『등단제도등 전통적 질서가 무너진 앞으로의 문단은 몇몇 중진 스타작가를 제외하면 자신만의 개성으로 무장한 신진들의 군웅할거시대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南再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