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15일前 붕괴조짐 백화점측 은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철저한 인재였다.이 백화점은 이미 15일전부터 붕괴조짐이 나타났으나 백화점측은 철저히 이를 은폐한채미봉책만 내세우다 결국 끔찍한 참사를 불러왔다.
사고 당일 아침부터 백화점 5층과 옥상에서 균열이 발견됐지만백화점측은 이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사실이 하나둘씩 확인되고 있다. 특히 사고 보름전부터 건물 일부에 금이 가 일부 입주자들이 『붕괴할 것같다』고 주장했으나 백화점측은 이를 묵살했다.
이와함께 29일 오후2시 A동 사무실에서 이 백화점 대표 이준(李준)씨와 이한상(李漢祥) 사장등 임원들이 긴급대책회의까지가졌었으나 고객 대피조치를 안해 인명피해가 늘어났다.
이 백화점 보안조장 박상국(朴相國.26)씨는 이날 오전8시45분 동료직원으로부터 건물 균열사실을 처음 보고받고 이를 시설부장에게 알렸다.
이에 李영철시설부장등은 오전9시 5층과 옥상의 붕괴 현장을 확인했다.한식당 「춘원」은 바닥이 가로 3m,세로 5m쯤 꺼져있었고 천장도 7㎝가 내려앉은데다 출입문도 15도 정도 기울어문이 잘 닫히지 않았다.
옥상도 마치 파도치듯 콘크리트가 금이 간채 물결치고 있었고 5층 천장도 쩍쩍 갈라져 있었다.
설비과 崔관훈씨는 낮12시쯤 옥상에 올라가 가로 10m,세로5m,높이 4m짜리 대형물탱크의 물을 빼냈다.무게를 줄이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물이 빠져나가면서 건물자체가 흔들리고 아래층으로 물이 마구 쏟아져내리는 바람에 바로 밸브를 잠가버 렸다.
회사측이 오후3시30분 붕괴지점 주변 가로 1m20㎝,세로 60㎝를 50㎝쯤 파니 마구 휘어진 철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건축기사가 『전단파괴 현상이다.철근을 제대로 안쓰고 위에다 그냥 콘크리트를 부었다』고 말했다.오후5시50분쯤 큰 폭음과 함께 건물이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백화점측은 특히 오후3시 이전에 일부 상품을 빼돌렸으면서도 고객대피방송은 안하는 비도덕성을 보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있다.
이날 오후3시30분쯤 4층 보석코너에 들른 고객 조나영(26.
주부)씨는 『보석상 진열대에 귀금속이 이미 모두 치워져있어 의아했다』고 증언했다.
이 백화점의 한 직원은 『관리부서는 건물구조에 문제가 있음을알고 평소 무거운 상품은 건물중앙에 배치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金俊賢.張世政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