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시즌즈 같은 유명 호텔 한국에 들어와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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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05면

링크 부대표가 18일 서울관광고 카지노 실습실에서 ‘딜러 시범’을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미라지 호텔 카지노를 터는 데 성공한 오션(조지 클루니 분)과 그 일당이 5성급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천 개의 물줄기가 프랭크 시내트라의 재즈 연주에 맞춰 26층까지 닿을 듯 솟구치는 걸 행복하게 지켜보지요. 호텔 산업의 미래는 이 영화의 스케일이나 캐스팅만큼 화려합니다.”

세계 1위 호텔학교 글리옹의 링크 부대표와 서울관광고 학생의 만남

영화 ‘오션스’ 시리즈의 장면을 인용해 호텔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는 로리엇 재단의 샌포트 링크(55) 부대표. 조지 클루니가 영화 촬영을 끝낸 뒤 카지노 운영에 뛰어든 것처럼 25년을 호텔산업에 종사한 그에게 이 분야는 여전히 로망인 듯했다. 로리엇 재단은 전 세계 호텔관광학교 평가에서 1위를 달리는 스위스의 글리옹 호텔 학교와 레로셰 호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링크 부대표가 18일 서울 봉천동의 서울관광고교를 찾았다. 서울관광고는 호텔산업을 특화한 특성화고교로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중학교 내신 상위 20% 안에 들어야 이곳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호텔 매니저를 꿈꾸는 서울관광고 3학년 대표 4명이 호텔산업의 미래를 놓고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관광산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관광경영학과 안미현)

“음, 일단 이 업계에 잘 오셨습니다(웃음). 세계적으로 2억 명이 호텔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는 호텔 관련 산업의 일자리가 해마다 3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행객도 2017년에는 25억 명까지 늘어난다니 호텔 전문가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겠죠. 더구나 한국의 새 정부가 지원을 늘리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곧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가 들어선다고요. 바다ㆍ산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산사(山寺) 등 동양적인 분위기,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국민성, 편리한 교통은 한국의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바탕입니다. 하지만 포 시즌즈, 만다린 호텔 등 유명 호텔 체인은 한국에 아직 진출해 있지 않아요. 더 개발이 필요하단 얘기죠.”

-호텔학을 전공한 뒤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이 가능한지요.(관광이벤트과 정원선)

“호텔학은 재무ㆍ회계ㆍ이벤트 등을 종합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다른 직업으로 옮기기에도 좋아요. 글리옹의 한국인 졸업생 500여 명 가운데 20%만 호텔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맥킨지 등 컨설팅 업체, 디즈니·워너 브러더스 등의 레저 산업 VIP 마케팅 부서, JP 모건ㆍUBS 등 금융권에 진출해 있습니다.”

-호텔리어에게 중요한 덕목은 무엇입니까.(조리코디과 신승희)

“토플(PBT 기준) 500점 정도의 영어 실력은 필수입니다. 제2외국어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려면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이를 9개의 소프트 스킬(전문지식 이외의 팀워크나 대인관계 능력)로 정의합니다. 먼저 프로 의식, 남을 존중하는 태도, 고객 중심주의, 동기 부여가 중요합니다. 여기에 협동심, 근면성, 어떤 파트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유연성, 단정한 용모, 자기 주도성입니다. ”

-관광대국이 되려면 어떻게 홍보해야 하나요.(홍보미디어과 박지훈)

“인도는 지난해부터 CNN 등 지상파를 통해 방영되는 ‘Incredible India(굉장한 인도)’란 화려한 영상광고물을 통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베트남도 최근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잇는 철도를 개설했고,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를 목표로 하는 마카오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호텔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도나 베트남보다 훨씬 유리한 물적 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홍보를 잘하면 그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호텔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안미현)

“트렌드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잡지를 보면 최신 소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Conde nast traveller’ ‘travel and leisure’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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