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공천서 부는 ‘女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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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06면

각 당의 18대 총선 지역구 공천자가 속속 결정되면서 여성 신인 후보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여성 1·2호 장군, 女검사 등 男과 대결 채비

한나라당 서울 강북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는 이수희(37) 후보는 방송국 스크립터 출신의 여성 변호사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문화방송 드라마 제작국에서 3년간 촬영 일지를 기록하고 편집을 보조하는 일을 하다가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이 후보는 어머니가 그를 임신했을 때 광부인 아버지가 혼자 독일로 떠났다. 남편과 이혼하고 다섯 살 된 딸을 혼자 키우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그는 “여당 후보로서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의정활동을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는 언론인 출신인 통합민주당 최규식 의원이다.

여성 1, 2호 장군들도 이번에 당을 달리해 나란히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

민주당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구당 공천에서 4선의 이인제 의원을 제친 양승숙(58) 후보는 1948년 우리나라 군 창설 이래 남성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별들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인물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역임한 뒤 전역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자민련 이인제 후보에게 패한 뒤 와신상담해 왔다. 한나라당 후보인 김영갑 변호사와 맞붙는다.

경북 구미을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따낸 이재순(54·전 군국간호사관학교장) 후보는 양 후보에 이은 제2호 여성 장군이었다. 고(故) 김윤환 전 의원의 동생인 김태환 의원을 제치고 구미을에 전략공천됐다. 이 후보는 선배 양 후보에 대해 “여성 1, 2호 장군으로 둘 다 국회에 들어가 상호 상승작용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기 남양주을 공천을 받은 김연수(39·체육교육학과) 후보는 서울대 교수다. 한양대 의대에서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그는 “교수 100명보다 법을 만드는 의원 한 명이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동문인 정신과 의사 남편도 흔쾌히 정치 입문을 동의해 줬다고 한다.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 1사무부총장을 지낸 민주당 박기춘 의원과 맞붙는다.

수원 권선에서 10대1의 경쟁을 뚫고 한나라당 공천을 따낸 정미경(43) 후보는 검사 출신이다. 2000년 의정부지검에 있을 때 그는 3명의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를 재조사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사실을 밝혀내고 담당 경찰관을 구속한 적도 있다.

지난해 6월 펴낸 『여자 대통령 아닌 대통령을 꿈꿔라』라는 제목의 책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을 비판한 대목이 문제가 돼 검찰을 떠났다고 한다. 때마침 2년간 여성가족부 파견을 마치고 검찰에 복귀하면서 ‘관례를 벗어난 인사발령’이 나자 그는 사표를 던졌다.

민노당은 여성 신인 후보로 이정미(43) 공동 대변인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출마하는 영등포갑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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