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하면 카를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명제를 연상하기 쉽다.『손으로 돌리는 방아는 봉건지주의 사회고증기로 돌리는 방아는 산업자본가들의 사회』로 그는 규정지었다.
기계가 역사를 만들고 사용하는 도구와 기술이 그 사회의 성격을 결정한다는「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이다.마르크스는 실제 이코노미스트였다.방대한 저작가운데 사회계급에 관한 언급은 10여페이지에 불 과하다.
최근 『기술이 역사를 움직이느냐』는 편저(編著)를 낸 미국 MIT의 두 역사학자 메릿 스미스와 레오 마르크스는 산업혁명초기부터 금세기중반까지 기술은 곧 인류행복의 원천으로 역사를 움직여왔다는 견해를 편다.
대량 파괴무기등 기술의 「위협」이 부각되면서 기술결정론은「기술 그 자체가 아니고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인간들의 결정이 역사를 움직인다」로 굽이를 틀었다.같은 TV라도 상업화로 TV문화를 꽃피우는 나라가 있고 국가통제아래 선전 미디어에 머무르는 나라도 있다.혁신기술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대응이 나라별 성장단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컴퓨터및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사회 경제혁명으로「기술결정론」은 다시 날개를 달았다.
첫 비상(飛翔)이 「성장의 새 경제학」이다.성장의 요인으로 지금까지 자본과 노동 두 요소만 고려되고 기술은 불규칙적인 외생변수로 취급돼 왔다.슘페터가 기업가혁신에 의한「창조적 파괴」를 성장의 동인(動因)으로 내세웠지만 이를 계량화 하지는 못했다.39세의 새 기수 폴 로머(버클리)는 기술을 세번째 요소로추가하면서 반역(反逆)을 거듭한다.리카도이후의 수확체감법칙을 거부하고 기술과 투자는 서로를 북돋우는 선순환(善循還)관계로 파악한다.기술개발촉진에 독점은 유용할 때가 있다.근면과 위험부담,투자및 기술혁신이 경제를 성장시킨다.케인스 또는 통화주의자들의 정책처방은 경기순환에 역점을 둔 것으로 성장과는 관계가 없다.재정 금융정책을 통한「미조정」보다 신기술개발을 촉진시키는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 고 한다.경제성장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지도 모를 정보화시대의 경제학혁명이다.
〈本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