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축구 '오일달러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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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시나리오 1=2004년 7월 30일 중국 지난의 산둥경기장. 아시안컵 본선 B조 1위 한국과 A조 2위 카타르의 8강전. 한국은 전반 8분 만에 브라질 출신 귀화선수인 카타르의 아일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가상 시나리오 2=2005년 1월 10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조 배정에서 7조 1위 한국은 이란을 제치고 올라온 1조 1위 카타르와 같은 조에 속했다.

오일달러를 앞세운 중동국가 카타르가 사상 초유의 귀화 작전을 펼치고 있다.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카타르축구협회(QFA)는 9일(한국시간) 아일톤(브레멘).데데(도르트문트).레안드로(도르트문트 아마추어팀) 등 독일에서 뛰고 있는 세 명의 브라질 선수들과 귀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일톤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0골로 득점선두를 달리며 소속팀인 브레멘을 1위로 끌어올린 특급 스트라이커. 데데는 도르트문트에서 주전 왼쪽 수비수로 활약 중이며, 레안드로는 카타르 선수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공격수다.

카타르는 귀화 후 월드컵 예선에서 뛰는 대가로 아일톤에게 100만 유로(약 14억5000만원)를 제시했다. 아일톤은 귀화협상을 벌이는 이유로 "돈이 결정적 이유는 아니다. 브레멘에서 충분히 받는다. 단지 브라질이 나를 외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의 대규모 귀화 작전은 지난해 6월 대표팀을 맡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트루시에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일본을 맡아 브라질 출신 산토스를 귀화시켜 일본 대표선수로 뛰게 한 바 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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