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사태 이모저모-인간방패 유엔군모습 TV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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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보스니아 세르비아系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보스니아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현지에 파견된 유엔군을 인간방패로 내세우며 세르비아계는 갈데까지 가겠다는 결사항전의 결의를 불태우고 있고, 서방국가들은이번 기회를 서방의 수치인 보스니아 내전을 끝내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세르비아系 TV는 26일 탄약이 가득찬 한 벙커 부근에 캐나다와 러시아 출신 유엔군장교가 쇠사슬에 묶여 있고,체코출신병사 1명이 수갑을 찬 모습을 방영했다.이들은 세르비아계가 주선한 것으로 보이는 무선 교신을 통해『우리는 수 갑을 찬채 차안에 갇혀 있다.또 한 번의 폭격이 있으면 그들은 우리를 죽일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오늘중으로 더이상의 공습은 없을 것이라는 확인을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유엔은 인간방패로 붙잡힌 유엔요원이 8명을 포함,유엔요원과 유엔평화유지군등 총 1백67명이 억류상태에 있다고 발표했다.
○…유엔 안보리는 26일 보스니아 사태에 관한 긴급 비공식협의를 가졌으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의 3차 공습여부 결정 요구에 대해 미국.프랑스.러시아등 모든 안보리 국가들은 3차 공습에 대한 결정은 부트로스 갈리총장 의 결정사항이라면서 이에 대해 논의하기를 거부했다고 관련 외교관들이 밝혔다. 장 베르나르 메리메 안보리의장은 3차공습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르비아系가 평화유지군과 옵서버 요원을 억류하고 있는한 이 문제는 쉽게 결정할수 없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26일 NATO공군기들은 연 이틀째 공습에서 전날과 같은지점에 미사일 12발을 발사했으며,세번째 미사일 발사 후에는 흙먼지가 뒤섞인 연기구름이 무려 1㎞ 높이까지 치솟았다.
아카시 야스시(明石康)유엔특사는 공습후 발표한 성명에서 세르비아系 벙커 6곳이 파괴됐다고 밝히고,이번 공습은 1차공습후 실시된 세르비아系의 포격으로 투즐라와 고라주데등 안전지대에서 최소한 7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美국방부 한 소식통은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號가 선상비행기지 제공을 위해 아드리아海로 파견됐으며 순양함 휴 시티號가 동행하고 있다고 전하고 항공모함에는 FA-18전폭기 18대와 F-14전투기 12대가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 다.
윌리엄 페리 美국방장관은 세르비아系의 유엔병사 납치와 관련,『유엔이 단결과 결의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면서『미국은 유엔 평화유지노력을 강화.지원하기 위한 NATO의 노력에 참여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빌리 클라스 NATO 사무총장도『유엔이 더이상 조롱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세르비아계에 대한 NATO의 추가 공습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NATO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보스니아 사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대통령 공보비서실이 밝혔다.
그러나 옐친대통령은 존 메이저 영국 총리및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NATO가 러시아와 사전 협의없이 세르비아계를 공습한데 대해 대단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공보비서실은 덧붙였다.
○…세르비아계는 유엔무기보관소에서 탈취한 무기를 반납하지 않아 연이틀째 NATO의 공습을 받고서도 26일 또다시 중포 3문을 탈취해 갔다고 유엔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르비아계의 행위를 규탄하고 옐친 러시아대통령이『세르비아계에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도록 충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또 NATO의 공습 결정이 당초 세르비아계의 보복을 불러 일으킬 위험은 안고 있었지만「전적으로 정당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外信綜合=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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