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 117 … 120 층 … 부산 ‘건물 키재기’ 무한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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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층(부산롯데월드)-117층(해운대 관광리조트)-108층(WBC솔로몬타워)….

부산에서 ‘마천루 경쟁’이 한창이다. 롯데그룹과 솔로몬그룹, 청안건설컨소시엄이 100층 이상 건물을 건립하면서 층수와 높이에서 최고(最高)를 위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10일 “롯데그룹이 부산롯데월드의 주 건물 층수를 기존에 설계된 107층에서 120층 이상으로 바꾸는 설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건물의 높이는 종전 설계대로 510m를 유지하고 각 층의 높이만 조정해 층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롯데의 층수 높이기는 해운대에 잇따라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 건립이 추진되자 자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부산롯데월드가 추진될 당시의 높이는 102층이었다. 부산롯데월드는 그 뒤 10년 동안 부산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예약된 셈이었다.

그러다 2006년에 도전자가 나섰다. 솔로몬그룹이 해운대 센텀시티에 WBC솔로몬타워를 103층으로 짓기로 결정, 층수에서 1위 자리를 뺏기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 설계변경을 하면서 높이를 464m에서 510.1m로, 층수는 107층으로 높여 반격했다. 그러자 솔로몬그룹은 지난해 3월 솔로몬타워 층수를 108층(432.6m)으로 바꿔 건축 심의를 신청해 지난달 29일 부산시의 허가를 받았다.

롯데월드는 지난해 높이도 추월당했다. 청안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해운대 중동 극동호텔 옆에 지상 117층(511m)짜리 해운대관광리조트 ‘트리플 스퀘어’ 건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롯데월드는 이번에 층수에서만 자존심 회복에 나선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롯데 측이 7월께 기본설계 변경안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측은 “설계변경이 이뤄지더라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바뀌면 공정을 앞당길 수 있어 약속한 2013년까지는 부산롯데월드를 완공하겠다”는 입장이다.

◇60, 70, 80층짜리 건물도 잇따라=내년 시작될 북항 재개발지역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지지구에도 100층 이상 건축물 신축이 검토되고 있다. 이미 해운대 수영만매립지(마린시티)에는 72층인 현대아이파크와 80층짜리인 두산위브 제니스 주상복합 아파트가 건립되고 있어 해운대가 마천루 숲으로 변할 전망이다. 센텀시티에 건립 중인 6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포스코더샵피에스타는 연말 준공될 예정이다. 부산시 건축주택과 박성률 담당은 “ 세계적으로 한 도시에 100층 이상 건 물 3동이 건립되는 곳은 부산뿐”이라며 “고층 건물을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세계적인 건축문화도시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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