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몸짓으로 여는 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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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27면

서울현대무용단 2008 정기공연 ‘르네상스! 르네상스!’
3월 14일(금)·15일(토)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문의: 02-961-0398

안녕하세요? 서울현대무용단 배준용입니다. 정기공연 ‘르네상스! 르네상스!’에서 ‘Never Ending Story 2’를 안무하고 출연해요. 저 외에 양효덕씨가 ‘Stones of Seeing’, 김금화씨가 ‘Cube’, 이수윤씨가 ‘등, 등(背, 燈)’, 이정인씨가 ‘인어수프’를 안무했어요. 32세인 양효덕씨만 빼고 저를 포함한 넷은 20대 중·후반이랍니다. 보기 드물게 젊은 안무가들이 뭉쳐 작품을 낸 것이지요.

젊은 친구들이 뭉친 만큼 주제도 거창하게 잡았어요. 문화예술이 발달해 신르네상스라 불리는 요즘, 과연 14세기 르네상스의 휴머니즘과 순수성을 갖고 있는지 자문하는 것이지요. 우리끼리 하니까 모험심이 불타올라 여러 실험도 많이 했어요. 저 같은 경우엔 스윙과 탭댄스를 겹쳐 놓은 비밥(Be Bop)이라는 독특한 스텝을 차용하고, 무대에 영상을 도입해 역동성을 주려고 했지요. 연극적인 요소를 섞은 작품도 있고요.

어려움도 많았어요. 제일 큰 게 재정이었죠. 무용단에서 대관료를 지원받긴 했지만 조명·기술감독 쓰고, 무대장치 갖추고, 인쇄물 만드는 데 적잖은 돈이 들거든요. 자비를 털어 꾸미는 무대이다 보니 이번엔 은행 대출까지 냈어요. 그런데 정규 월급 없는 프리랜서 무용수라고 대출을 안 해 주려고 해 속앓이했지요.

그래도 무대에 서면 좋아요. 10년 동안 수천 번도 넘게 ‘내가 왜 무용을 하나’ 자문했지만 무대에서 느끼는 희열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가 없네요. 관객이 호응해줄 때 황홀함을 무엇과 바꿀까요. 여자친구와 결혼할 돈도 없어 고민인 저이지만 톡톡 튀는 안무로 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일 자신은 있어요. 젊은 안무가들의 튀는 무대로 새봄을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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