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움敎主 체포하던날-敎團 내부구조 복잡 4시간 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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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경찰은 16일 오전 매스컴이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취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전국의 오움진리교시설 1백30곳을 강제수색,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교주를 비롯한 교단간부 13명을 체포했다.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는 교주 체포 와 관련,『오움진리교가 사린가스를 숨겼을지도 모르니 철저히 대비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리는등 일본전역은 희대의 무차별 테러사건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2천여명의 기동경찰이 동원된 야마나시(山梨)縣 가미구이시키(上九一色)村의 오움교 교단시설에 대한 수색은 오전5시30분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경찰은 절단기로 제6사티안(精舍)입구를 가르고 진입했으나 복잡한 내부구조로 4시간의 수색작업끝에 간신히 아사하라 체포에 성공했다.
체포당시 아사하라는 2층과 3층의 중간에 만든 밀실 안에서 명상중이었다.
교주를 태운 호송차는 오전10시30분쯤 현장을 출발,도쿄 경시청으로 직행.한편 경찰은 아사하라 외에도 가리야(假谷)공증사무소 사무장 납치사건의 용의자 마쓰모토(松本)검거에도 성공했다.현재 오움진리교에 관련돼 체포된 사람은 모두 2 백여명에 이른다. ○…오움진리교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조유(上祐)긴급대책본부장은 교주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15일 밤 기자회견을 갖고 『증거가 없는데도 중병을 앓고 있는 교주를 구속하는것은 인권침해이자 종교탄압』이라고 주장,국가배상 청구 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는데 정작 16일 오전 체포된 아사하라교주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경찰이 전언.
○…아사하라 교주의 고향인 구마모토(熊本)縣 야쓰시로(八代)市에 살고 있는 교주의 형(51)은 『동생이 붙잡혀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면서 안도의 한숨.
그는 『동생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믿고싶은 심정이 간절하지만 보도를 보면 동생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
아사하라 교주의 부모는 이날 『매우 큰 피해를 끼쳐 뭐라고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부디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문서로 심경을 발표.
○…아오시마 유키오(靑島幸男)도쿄지사는 16일 『오움진리교단의 관할청 입장에서 관계자들과 협의,교단 해산청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무라야마총리도 이날 교단해산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혀 오움진리교는 조만간 문을 닫게 됐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법인 등록접수를 보다신중히 하거나 법개정을 통해 등록요건을 강화하자는 여론이 비등. ○…오움진리교에 의한 독가스사건으로 뒤숭숭한 일본의 사회분위기 때문에 7월 아키다(秋田)市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독일 청소년 스포츠제전」이 독일측 참가거부로 무산됐다고 이날 지지(時事)통신이 보도.
아키다市측은 16일 『독일측이 「독가스사건과 대지진 때문에 독일청소년들이 일본에 가기를 무서워해 참가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회포기 의사를 전해왔다』며 울상이라고.
[東京=盧在賢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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