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高 7년째 恩師찾아뵙기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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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송파구오륜동 오륜중학교 김교인(金敎仁.57)교사는 스승의날인 15일 오전 자신을 찾아온 제자 4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너희들이,이시간에 왜 학교에 안가고 여길 찾아왔어.
』 깜짝 놀라는 선생님을 앞에 두고 羅선균(16)군등 제자 4명은 교무실에서 다른 선생님들이 다 보는 앞에서 넙죽 절부터 올렸다. 金교사가 담임이었던 羅군등은 지난해 서울과학고에 진학한 학생들이다.
서울과학고(교장 趙吉濬)는 89년 개교이래 매년 스승의 날이면 『중학교때 은사들을 찾아뵈라』며 수업을 하지 않는다.
『과학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비교적 우수한만큼 이기주의적일수도있기 때문에 스승의 날에 중학 은사들을 찾아가게 함으로써 남에게 감사할줄 아는 마음을 심어주려는 겁니다.』 趙교장의 설명이다.제자들의 자초지종을 듣고서야 오륜중 金교사는 한숨을 돌린다. 『나는 또 너희들이 수업을 빼먹은 줄 알고….』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승범이는 고등학교 가더니 더 말랐다.공부만 하지 말고 운동좀 해라.』 金교사는 제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쓰다듬고 『아이구기특한 것들…』이라며 싱글벙글이다.
『김선생님 좋으시겠어요.제자들이 찾아와 주고.』 다른 교사들도 『스승의 날을 아예 선생님 찾아가는 날로 만들든지 해야지 부러워 살겠느냐』면서도 흐뭇한 표정들이다.
『졸업하니까 비로소 선생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위해 주셨는지 알겠어요.선생님 안색이 별로 안좋으셔서 걱정이네요.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제자들의 걱정에 金교사는 『내 걱정말고 열심히 공부해 과학한국의 선봉에 서야 돼』라고 당부한다.
『머리가 좋은 것만 믿고 경솔한 행동을 하면 안돼.지(智)보다 더 중요한 게 덕(德)이란 사실을 명심해다오.』 돌아가는 아이들의 손을 꼭 잡으며 金교사가 한 말이다.金교사의 가슴에 달린 카네이션이 더욱 화사해 보였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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