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짓는 남자 … " 1000층도 나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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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 ''버즈 두바이''로 훈장 삼성건설 강선종 상무
"580m까지 콘크리트 뿜어올려 기술은 높이 제한이 없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은 대만의 ‘타이베이금융센터(TFC)’다. 지상 101층, 높이 508m다. 하지만 이 기록도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내년 8월께 지상 160층, 높이 800m가 넘는 아랍에미리트의 ‘버즈 두바이’가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삼성건설이 짓고 있다. 그것도 단순 도급이 아닌 전체 공사와 기술을 총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초고층 건물 시공 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전문가로 꼽히는 이 회사 강선종(52·사진) 상무(건축엔지니어링팀장)가 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2일 ‘제7회 기술사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훈장(웅비장)을 받았다. 2004년 버즈 두바이 수주 때 삼성물산 건축기술팀장으로서 기술제안서 작성을 진두지휘하는 등 공사를 따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강 상무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초고층 빌딩의 높이는 끝이 없다”며 “기술 발달로 50년 뒤에는 1000층(4000m) 건물도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800m이상(160층 이상)으로 완공할 예정인 아랍에미리트 버즈두바이가 사흘에 한 개 층씩 올라가고 있다. 현재 600m가량 지어졌다. [중앙포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버즈 두바이·대만 TFC·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452m) 등 세계 3대 마천루 빌딩을 지으면서 초고층 빌딩 건설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비법은 뭔가.

“초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상 580m까지 콘크리트를 뿜어 올리는 기술 등 10여 개의 ‘명품 기술’을 갖고 있다. 모두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 수주 경쟁이 만만찮았을 텐데.

“일본·영국 등 30개국의 경쟁업체들보다 공사비를 비싸게 써냈지만 기술력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지난 10년간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들을 지으면서 쌓은 ‘층당 3일 공정’(한 개 층을 3일만에 완공), 세계 최고 높이의 레미콘 압송,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측량 등 최첨단 건축 기술력 보유 사실 등을 기술제안서에 자세하게 담았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인간은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나.

“한계는 없다. 현재 건축 기술과 자재로도 높이 1000m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최첨단 건축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50층 이상 빌딩을 3개 이상 지은 업체는 16곳에 불과하다.”

-건설사들이 초고층 건물을 앞다퉈 짓는 이유는 뭔가.

“상징성과 경제성 때문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초고층 빌딩은 그 자체로도 관광상품이다. 세계 최고층 건물을 갖겠다는 국가 간의 자존심 대결도 건물의 키 높이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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