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깊어가는 李明博속앓이-競選 집념에 黨지도부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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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이명박(李明博)의원은 6일저녁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선출 이변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저녁식사를 겸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매우 고무받은 듯했다.그러면서 『이제 YS(金泳三대통령)나 DJ(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대리인이 나서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그는술잔을 치켜들 때마다 『경선을 위하여!』라고 외쳤다.『경선은 반드시 된다』고 자신했다.
민자당은 이같은 李의원의 초지일관(初志一貫)에 당황하고 있다.여느 사람같았으면 벌써 「경선은 물건너 갔다」고 포기했음직하다.이미 당지도부가 정원식(鄭元植)前총리 추대로 가닥을 잡아놓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그는 예외다.누가 나서서 설득해도 막무가내다.끈질기다 싶게 한목소리로 경선만을 부르짖고 있다.뿐만아니다.급기야는 무소속출마 강행의지를 암시하고 나섰다.
李의원은 6일 「특단의 내용」이 담긴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밝히려 했다.그런데 김덕룡(金德龍 )총장이 이를 말렸다.전화통화에서 金총장은 『8일 서울시지부 결정때까지 일단기다리라』고 주문했다.
민자당으로서는 인천 강우혁(康祐赫)의원의 탈당에 이은 제2의경선파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동안 청와대와 민자당이 李의원 설득작업에 총력전을 폈다.청와대김영수(金榮秀)민정수석도 그를 만났다.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 이세기(李世基)민자당 서울시지부장도 나섰다.주초에는 이춘구(李春九)대표가 2시간동안 그와 단독면담 도 가졌다.
그러나 李의원의 요구는 여전히 경선이다.
민자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경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당지도부도 그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그러면서도 그의 경선요구를 쉽게 받아들일수 없는 것이민자당의 딜레마다.
『鄭前총리를 추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金대통령의 뜻이다.이런 「윗분」의 뜻을 감히 거스르면서까지 경선을 할 수 없는것이 민자당의 분위기다.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만의 하나 李의원의 요구대로 경선을 했다가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 대회 때처럼 영입인사인 鄭前총리가 낙선하는 이변이 일어나는 상황이다.때문에민자당지도부는 추대형식을 통해 사전에 이런 상황은 차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8일 오후 있을 서울시지부 운영위의 결정도 경선쪽으로물꼬를 틀기는 어려우리라는 분석이다.
이제 선택의 공은 그에게 넘어간 셈이다.과연 李의원은 경선이무산될 경우 탈당하고 무소속후보로 뛰쳐나갈까.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도 그는 끝내 즉답을 회피했다.그러나 뭔가 결심은 선 듯했다.『조사해 보니 서울시민은 70대보다 50대 를 선호하더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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