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趙.朴 3파전 서울시장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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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백43만가구에 1천1백만명이 사는 메트로.소속 공무원과 지방공사 직원의 숫자(7만1천명)만으로도 하나의 국회의원선거구가되는 서울.
그래서 6.27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로 지목되는 서울시장선거대진표가 짜여졌다.정원식(鄭元植).조순(趙淳).박찬종(朴燦鍾)의 3파전이다.
민자당은 前국무총리인 鄭씨를 영입해 단독추대한다는 방침을 28일 확정했다.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뜻에 따른 조치다. 민주당은 5월3일 시장후보 경선에서 최종결정이 내려진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지원을 받는 경제부총리 출신의 趙씨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서울시 지역구의원인 朴씨는 무소속출마를 위해 최근 신민당적을버렸다.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이 예상되는 면면들이다.또한 서울시장선거 결과는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가늠할수 있는 잣대.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 역시 지대하다.각 진영은 한치도 양보없는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민자당은 鄭前총리가 안정감을 준다고 강조한다.서울대교수.문교부장관.총리등의 경력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우위라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교육계에 카운슬링제도를 도입한 장본인.설득력있는 연설솜씨로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더욱 입장이 유리해질 것으로 자신한다.그는 전교조 파동때 보수입장을 견지하면서 사태를해결해나가는 추진력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趙前부총리는 경제학자 출신이다.6共정부에 경제부총리로 참여한뒤 한은총재를 지냈다.趙씨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정부방침과 배치되는 경우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때문에 그의 행정부입문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하기는 어렵다.하지만 그결과로 그는 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鄭.趙씨 두사람의 대결은 兩金의 대리전 성격이 있다.오히려 이부분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鄭前총리의 경력에는 金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포함돼있다.반면 趙前부총리는 金대통령에 의해 한은총재 직에서 물러났다.정주영(鄭周永)당시 국민당대표에 대한 고발을 마음대로 취하했다는 이유로 격노를 샀기 때문이다.
DJ(金大中이사장)는 鄭씨의 총리시절 발생한 밀가루세례 사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鄭씨에 대한 학생들의 린치로 당시 金이사장의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박찬종의원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다.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일본의 무당파(無黨派)돌풍에 그는 고무돼있다.우리나라 여론조사에도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50%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朴의원에게는 상반된 두개의 가능성이 공존한다.하나는 무소속의선거운동을 어렵게 한 통합선거법 이다.이 때문에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그는 곤경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반대로 민자.민주 양당의 철저한 상호견제로 어부지리를 얻게될 수도 있다.세사람 모두 1등과 3등의 가능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그만큼 예측도 어렵고 우열도 드러나 지 않는다.그래서 과연 누가 서울시청 2층 50평 시장실의 주인이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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