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여성용 콘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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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0년대초 영국(英國)의 극장에서는 한동안 이색적인 콘돔광고가 상영돼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콘돔공장의 한 여공이 품질검사를 위해 콘돔을 큰 갈퀴에 끼워잡아당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내용이었다.『사람들이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것같군.전에는 내가 이처럼 바쁜적이 없었으니까 말이야.』 87년 세계 최초로 여 성용 콘돔을개발한 나라가 바로 영국이니까 이 광고는 남녀를 똑같이 대상으로 삼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의 진정한 목적은 청소년들에게 콘돔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데 있었다.에이즈등 성병감염과 원치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줄기찬 범사회적 캠페인을 벌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콘돔사용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령이 낮 을수록 콘돔사용률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영국 뿐만이 아니다.영국보다 5년쯤 늦은92년말부터 여성용 콘돔 시판을 허용한 미국의 경우 매년 평균1백만명에 달하는 10대 임신부나 2백만명을 훨씬 넘는 10대성병감염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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