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춘홍 이브자리 대표가 서울 휘경동 매장에서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성식 기자]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창업주 고춘홍(58) 대표는 “‘이브자리’를 관통하는 건 아름다움과 건강(기능)”이라며 “건축이 너무 어려워 다른 길을 가려고 했던 것인데 돌이켜 보니 결국 같은 일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건축이나 이불이나 기본은 아름다움과 기능성 추구란 얘기다.
고 대표는 “결국 소비자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만들어 주더라”며 “끊임없는 R&D 덕분에 이불장사를 블루오션 사업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혁신적인 신상품을 내놓는 3M을 예로 들며 “그만큼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6개월마다 디자인이나 기능이 다른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북알래스카에 사는 바다오리새의 일종인 ‘아이더 덕’으로 만든 이불속이 좋은 예다. 탐험가 허용호씨가 강연 중에 알래스카 동토에서 살짝만 덮어도 알이 얼지 않는 아이더 덕을 소개하자 고 대표는 바로 이 소재를 찾아 나섰다. 수소문 끝에 살아 있는 아이더 덕의 앞가슴털을 뽑아 이불을 만드는 한 독일 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날로 기술제휴 계약을 했다. 이 이불속 제품은 한 채에 1900만원에 팔리고 있다.
5000원 받던 베갯속에 부가가치를 더해 30만원짜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들고, 1000만원대 이불속을 내놓으니 100만원짜리 구스다운 이불속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업체도 30만원짜리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고 대표는 “이브자리의 핵심은 브랜드와 R&D, 네트워크”라고 강조한다. 그는 “본사는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R&D에 투자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생산이나 판매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나이키와 우리 회사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글=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