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그동안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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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다시 한번 모든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돼 새 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각종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주 대변인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또 “위헌 논란이 있는 특검이었지만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과 국민적 의혹 해소 차원에서 특검을 받아들였고 사상 유례 없이 당선인 신분으로 직접 조사까지 받는 협조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로 국력이 낭비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직접 밝힌 소감은 보다 솔직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들과 만찬을 하면서 특검 수사 결과가 화제에 오르자 “그동안 너무 억울하고 오랫동안 힘들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4·9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근거로 삼았다. 강재섭 대표는 “검찰 수사로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국정 파탄 세력이 대통령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또 총선에 이용하기 위해 정략적인 목적으로 특검을 추진했다”며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날치기 특검을 주도한 세력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정계에서 영원히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특검이 이명박 당선인의 위세에 눌려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며 “도곡동 땅의 경우 검찰 수사결과만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상암동 DMC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한독 측이 57억원의 자금을 부풀렸지만 로비는 없었다는 수사결과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도마뱀 꼬리를 잘라서 곰탕을 끓여 먹은 결과”라고 깎아 내렸다.

고정애·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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