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LIG, 프로팀 상대 8연패 사슬 끊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5세트. 14-13으로 앞선 대한항공의 문용관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장)광균이랑 보비가 자리를 바꿔서 블로킹을 서라.” LIG손해보험 팔라스카(37점)의 스파이크가 보비(32점)에게 가로 막혔다. 그런데 떨어지던 공 앞에 서 있던 LIG 엄창섭이 엉겁결에 공을 받아냈다. 기사회생한 LIG는 결국 19-17로 세트를 따냈다. 세트스코어 3-2. LIG 선수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LIG가 31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4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을 3-2로 꺾고 8승8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LIG가 프로팀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지난해 12월 9일 현대캐피탈에 3-0으로 이긴 뒤 처음이다.

그 이후로는 프로팀 상대 8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대한항공에는 올 시즌 단 한 세트도 못 따냈던 LIG다. 대한항공은 연승 행진을 7경기로 끝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바닥을 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 같다.”(문용관 감독)

“우리 팀이 오늘은 정립된 배구를 했다. 냉정을 잃지 않고 정신면에서 잘한 경기다.”(박기원 LIG 감독)

올 시즌 전력과 지난 경기 결과로 미뤄 볼 때 두 감독 모두 맞는 얘기였다. LIG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던 모습과 달랐다. 2단 공격도 원활했고 튕긴 공을 따라가는 집념은 평소와 달랐다. 팔라스카도 세터 이동엽의 공을 잘 소화했다. 반면 대한항공 선수들은 몸이 무거운 듯 잔실수가 많았다. 세터 김영석의 경우 평소와 달리 토스가 들쭉날쭉이었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