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趙·秋 투톱' 재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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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민주당은 오랜만에 웃음을 찾았다. 한동안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던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 복귀한 때문이었다. 지난달 19일 "분당에 책임있는 사람과 다른 당 후보에 부역한 사람은 절대 공천하면 안 된다"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당무를 거부한 지 꼭 열흘 만이다.

조순형 대표 등 당 지도부는 秋의원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장성원 정책위의장은 "趙대표와 秋의원이 웃는 것을 보니 참 좋다"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당 개혁과 공천혁명 등을 놓고 심한 내홍을 겪었던 민주당 사태가 확연하게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秋의원과 쇄신파들의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했던 趙대표가 한발짝 물러섰고 秋의원도 당무에 복귀하며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날 상임중앙위의 결정사항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당초 당 대표와 5개 권역별 대표, 외부인사 등 7인 공동 선대위 체제에서 사실상 趙.秋 투톱체제로 변경키로 했다. 쇄신파들의 주요 요구사항이 수용된 셈이다. 물론 여기에 외부 영입인사 한명 정도가 추가될 가능성은 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거론된다.

또 다른 당에 앞서 오는 3일 대전에서 당 지도부와 당원 등 3000여명이 참석한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선대위 조기 발족으로 총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꼬인 실타래가 술술 풀린 데는 지난달 28일 저녁 趙대표와 秋의원의 회동이 한몫 했다. 이 자리에서 秋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공천혁명과 당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趙대표도 "쇄신파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심탄회한 대화는 3시간이나 계속됐다고 한다.

그러나 당내 갈등의 소지는 여전하다. 공천이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개혁공천이라는 표어에 걸맞지 않은 공천이 이뤄질 경우 쇄신파들의 강한 반발이 우려된다.

강갑생 기자<kkskk@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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