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국내 첫 在宅수업-경희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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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구로구고척동 경희대 무역학과 3학년 김호성(金虎聲.24)군은 이번 학기부터 느긋한 낮시간을 보내게됐다.수원에 있는 학교까지 가지 않고도 집안에 앉아 수업을 받을수 있게 된 것이다. 오후8시.金군은 자신의 공부방 책상앞에 앉아 개인용 컴퓨터를 켜고 PC통신망 천리안 경희대동호회방을 연결한다.
14인치 화면에 사회학과 황승연(黃承淵.35)교수가 강의하는「정보화사회에서의 대학생의 역할」이란 강의주제가 나타난다.
이어서「대학생은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뒤떨어지지 않기위해 늘 정보의 흐름을 의식하고 접해야 한다」는 요지가 뒤따른다.
경희대는 오는 22일부터 국내에서는 최초로 PC통신망을 통해매주 수요일 오후8시부터 11시까지 전공선택과목인 3학점짜리『정보사회론』을 강의,재택(在宅)수업을 실시키로 했다.이 강좌는큰 호응을 얻어 수강인원 80명을 훨씬 넘어선 1백40여명이 신청했다.사회학과가 있는 수원캠퍼스에서 개설된 교과목인데도 불구하고 소문을 들은 서울캠퍼스의 학생들이 대거 신청,이들이 전수강생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수업은 철저한 화면토론형식으로 진행된다.교수는 단지 1백40명의 학생을 20명씩 7개조(組)로 나눈 다음 조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평가만 한다.
주제가 선정되면 각 조의 주(週)발표자 1명은 수업이 있기 1주일전까지「보고서」를 작성,PC통신게시판에 등록을 하게 되고토론자로 선정된 2명의 학생은 게시판에 등록된 발표자의 보고서를 검토,그 타당성에 대해 평가한「평가서」를 마 찬가지로 게시판에 등록한다.학생들은 게시판에서 읽어본 보고서와 평가서에 대해 자신들의 대화방에서 활발한 토론을 하며 이때 교수는 각 방을 수시로 오가며 대화를 지켜본다.
교수는 한 학기동안의 보고서(50%).평가서(20%)의 충실도와 대화방에서의 적극성(30%)을 고려해 개별 학생들에 대한평가를 하게 된다.
이러한 재택강의는 학생들이 통학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밤에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있는 반면 의사전달속도가 느리고 본인이 아닌 사람이「대리출석」해도 교수는 알 수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 다.
金군은『첨단 재택수업방식에 대한 호기심때문에 이 수업을 신청했다』며『커피 한잔을 마셔가며 여유롭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됐을뿐 아니라 정보화사회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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