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개발정상회의 왜 열리나-빈곤.범죄 세계적차원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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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일 개막된 덴마크 코펜하겐 사회개발정상회의는「인간안보」(Human Security)라는 새로운 개념에 기초를 두고있다.
인간안보는 지난해 유엔의 인간개발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인간이 최소한 영위해야 하는 삶의 질(質)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냉전 종식이 인류의 사회적 발전을 약속하는 도약대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만 노출,갈등과 마찰이 확대재생산되는「차가운 평화」로 바뀌고 있다는 현실진단에서 출발한다. 빈곤과 실업의 증가,이에따른 불안감 확산등 사회적 갈등을 제거하지 않는한 진정한 국제 평화와 안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이에따라 인간안보 주창론자들은 지금까지 국가나 영토적 안보의의미에 국한돼왔던 안보의 개념을 사회개발에 의한 개인과 국민의안보,즉 인간안보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인간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의.식.주라는 기본생활의 확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비롯한 정치적 권리,고용및 소득확보를 포함한 경제적 안정등을 사회가 적극적으로 충족시켜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광범위한 빈곤과 실업의 증가,사회분열 현상이 인간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구상 인구의 5명중 1명(약 10억명)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며 매년 1천3백만~1천8백만명이 빈곤이 원인이 돼 죽어가고있다.절대빈곤층의 숫자도 앞으로 60년안에 4배로 늘어나 빈곤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세계화.개방화가 진전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점차 국제적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이에 따라 마약밀매.이주노동자문제등 각국간 상호협력이 필요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이번 코펜하겐 회의도 이런 문제들에 대해 각국이 독자적으로 대응 하기 보다는전세계적 차원에서 공동 노력을 통해 인간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하자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회의는▲빈곤퇴치▲생산적 고용확대▲사회통합 증진등을 3대 주제로 하고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과 인간중심의발전이라는 대전제아래 전세계적인 행동수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빈곤과 소외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인권등 사회개발을 위한 기본원칙과 목표를 천명하는 9개항의 공약을 담은 공동선언문과 액션플랜(행동계획)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사회개발에 유리한 환경 창출과 생산적 고용 창출.실업감소.사회통합등 개별국가및 국제적 전략을 이행하는 실천계획에도 서명한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재원 조달문제가 난제로 남을 전망이다. 회의결과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재원 조달문제에서 선진국과개도국.후진국사이에 벌써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등 주요 선진국이 이번 회의에 소극적인 가운데 최빈국들에 대한 외채 탕감,20.20계약,환경등에 대해 선-후진국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이번 회의는 선언적 의미로 그칠 공산도 없지않다.
[코펜하겐=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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