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격적투자 나선다-금융제재 해금 판단 그룹분위기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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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대그룹은 당국의 현대자동차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발행허용을 계기로 금융제재가 전면 해금될 것으로 판단,이번 주내로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고 투자 본격화방안등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
현대는 특히 3년간 안됐던 1조원상당의 산업은행 설비자금신청도 차제에 받아 들여질 것으로 보아 관계기관과 실무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 그룹관계자는 4일『사장단 회의에서는 작년보다 29.3% 늘려잡은 5조8천억원의 올 부문별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집행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투자실천방안을 재점검하고 있다』고말했다.특히 산은(産銀)설비자금은 올부터 계열사 별로 신청하게된 만큼 자동차.전자.중공업.산업개발등 투자소요가 큰 회사부터실무접촉을 벌이고 있다.
올해 자동차 1조1천5백억원,전자의 반도체시설 1조6천억원,중공업은 도크 증설자금등 굵직한 투자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발행허용에 현대 관계자들은 무척고무된 표정들.『이번에는 정말로 해제되는 것 같다』는 말이 임직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해 율촌공단 건설허가나 계열3사의 장외등록허용,연초 현대전자의 美AT&T그룹 GIS社 非메모리부문의 인수허가 때도 현대그룹에 대한 금융제재가 풀리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지만 이제야 제대로 됐다고 본다.제재 3년만에 융자 길이 트인데다 그것도 지난해 신청했던 금액보다 3천만달러나 늘어나 고무되고 있다.세계화.지방화에 박차를 가할수 있도록 올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키로 한 데는 지난 3년동안 현대가 제대로 뜻하는 투자를 못해온 위기감도 보태지고 있다.그 룹 경영조정실 관계자는『반도체.자동차의 경우 투자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며『이를 놓쳐 보이지 않는 손실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또 현대는 이번 허용을 계기로 역시 숙제인 중공업.현대산업개발.엘리베이터등 장외등록법인 3社의 공개도 연내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시작에 불과해 난제가 적지 않다.현대는 제재기간중에도 은행이나 제2금융기관의 일반운영자금 조달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이 돈으로 계속투자 사업만큼은 간신히 지탱해 왔었다. 이번 발행허용은 해외 직접자금조달 한건을 겨우 해결해준 것에 불과하다.이는 올 전체 투자계획의 1% 남짓한 금액이다.따라서 무엇보다 규모가 큰 장기설비자금 조달 길이 열려야 숨통이트이는 만큼 이번 허용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현대는 92년 6천5백23억원,93년 8천3백67억원,지난해1조5천억원을 산업은행에 신청했으나 3년간 단 한푼도 대출받지못했던 것.
작년에 4조5천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운 것에 비하면 33%에 해당하는 돈이 잠겨버렸던 셈이어서 투자집행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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