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희 끼1위 평가-간판스타 연극무대 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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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근 연극계에 대거 등장한 외부스타들의 무대성적은 과연 얼마나될까. 본지는 구희서.김방옥.김윤철.김창화씨등 중진 평론가 4명을 심사위원으로 선정,이들의 무대점수를 항목별로 점검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이는 인기를 앞세운 대중스타들의 무분별한 얼굴팔기 경쟁은 자칫 겉포장만 요란한 부실무대 양산은 물론 연극배우의 설 땅을 가로막는다는 부정적 시각과 백년하청의 「배우.관객부재」현상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활성화 처방이란 긍정적 시각이팽팽히 맞선 채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 전문배우 양성이 어려운 현실에서 외부 스타 기용이불가피하고,또 크게 늘어날 상황이라면 대중스타들의 품질향상은 논쟁의 현실적 대안인 셈이다.
평가대상은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의 탤런트 최수종.엄정화,희랍비극을 패러디한 정극 『메디아』의 영화배우 강수연,현재 공연중인 록 뮤지컬 『스타가 될거야』(원제:『심수일과 이순애』)의 탤런트 나현희와 가수 이상우등 5명의 대중스타들.
모두 8개항목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는 점수제가 아닌 별자리 등급(5개 최상,4개 중상,3개 보통,2개 중하,1개 최하)을 사용했고 다수결원칙에 따르되 견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평론가 각각이 매긴 등급을 합산해 평균을 내는 방 식을 택했다. 브라운관.스크린등 작위적인 무대에만 익숙한 스타들이 관객과직접 만나는 연극무대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를 따지는 「무대 적응력」,극중 인물의 독특한 「성격창조」,무대에서 「다른배우들과의 교감」(앙상블),「대사전달력」,「가 창력」,「춤솜씨」,극을 소화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내적(內的)진실」,그리고 배우가 얼마만한 무대 에너지를 보여줬으며 관객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느냐의 여부를 따지는 「관객을 사로 잡는 힘」등 8개항목.이 항목들은 무대배우로선 최소한 배우고 익혀야만 하는 기본기들이다.
***심사결과 록 뮤지컬 『스타가 될거야』의 탤런트 나현희가평균 3.12개의 별표를 얻어 최고 등급을 차지했다.나현희 다음으로는 월드스타 영화배우 강수연이 평균 2.83개의 별표를 얻었다. 〈表참조〉 전체적으로 이들 외부스타들의 경우 5명 모두가 무대에서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관객을 사로 잡는 힘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한마디로 『대중스타=무대스타는 아니다』는 것이다.
다른배우들과의 교감부분이나 배역을 자기것으로 소화해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힘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이들이 영화나 TV등 상대적으로 혼자 연기하는 매체에 익숙해 다른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연극적 특성에 적응하지 못한데 따른것이다.
이의 보완을 위해서는 사전에 보다 풍부한 무대경험이나 연습이필요한것으로 지적됐다.
이들 가운데 8개항목중 단 하나의 항목만이라도 별5개의 최상의 평가를 얻은 스타가 나오지 못했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 으로 풀이된다.
최고등급을 획득한 나현희의 경우 무대적응력이 특히 뛰어나고 연기.노래.춤 3박자를 갖춰 뮤지컬스타로 대성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자기만의 성격창조가 부족하고 후반부에 힘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월드스타 강수연은 자신의 존재를 객석에 알리는 힘이 탁월하고발성도 좋은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무대 적응력과 다른배우들과의 교감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수연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 못한 이유중에는 작품자체의 문제점도 있다는게 공통적인 평가다.
가수 이상우의 경우는 무대 적응력.성격창조.춤.관객장악력에서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가수로서는 몰라도 무대배우로선 낙제점.
최수종은 신체표현력과 타 배우와의 교감이 상대적으로 돋보였으 며 반음이 낮아 우려했던 노래솜씨도 점차 개선돼 일단 무난했다는 중간점수를 받았다.
엄정화는 춤.노래는 어느정도 소화해냈지만 연기의 톤이 상황에따라적절히 변하지 못하고 한결같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결론적으로 영화배우.탤런트.가수등 외인부대로 일컬어지는 이들대중스타들의 출연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무대연기력은 연극계 발전에 적지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수.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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