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글과 컴퓨터社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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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사장을 찾는 전화가 영업부로 걸려왔다.이런 경우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전화를 받은 영업부 직원이 사장실로 전화를 돌려주게 마련. 그러나 한글과컴퓨터社(대표 李燦振.02(826)0504)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전화를 받은 사람이 우선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사장의 위치를확인한다.PC는 사장이 외출중임을 알려준다.그리고 두 시간 후에 귀사한다는 것도 메모되어 있다.지금 있는 곳의 전화번호까지나와 있다.전화를 받은 영업부 직원은 이 사실을 고객에게 알려준다.그리고 컴퓨터에 사장이 귀사후 볼 수 있도록 전화에 관한메모를 남겨둔다.
한글과컴퓨터가 운용하고 있는 이 사내(社內)컴퓨터통신망은 전사원의 출.퇴근관리와 행선지,그리고 사내에서 서로 주고받는 메시지 전달기능등을 도맡아 처리하는 재주꾼이다.
이 회사가 임직원의 근무상황을 자동으로 체크해 데이터베이스화한 소프트웨어 「로그온(Log On)」이 화제다.
이 회사에서는 사장을 비롯해 모든 직원이 출근하면 바로 컴퓨터를 켜서 전날 퇴근 이후 자신에게 보내진 메시지를 체크한다.
이때 컴퓨터를 켜는 시간이 출근시간으로 체크되는 것이다.직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울 때도 컴퓨터에 행선지.비상연 락 전화번호등을 입력해두면 회사의 누구도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 모든 임직원의 현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를 끄기위해 종료명령을 수행하면 컴퓨터가 바로 외출 및퇴근 여부,돌아오는 시간.행선지,비상연락 전화번호등을 묻는다.
직원들은 이 질문에 답변을 해준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다. 지난 3일 오후 사장이 컴퓨터를 통해 확인한 영업부 李모씨의 하루 근무기록에는 ▲오전8시33분 출근▲10시47분 金모씨와 고객지원부에서 회의▲11시57분 점심식사▲오후1시28분 K社로 외출▲6시7분 귀사▲오후7시12분 퇴근등 하루 일과가 모두 기록돼 있다.
이들 근무기록에는 행선지의 전화번호나 삐삐번호등이 반드시 들어 있다.또 전날까지 그 직원이 수행했던 업무결과도 근무기록 옆에 상세히 기록된다.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얼마나 처리하고 있는지가 모든 직원들에게 개방되는 것이다.한글과컴 퓨터는 이 로그 온을 상반기중 상품화,희망하는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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