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이탈 중위권大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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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기대학의 1차 등록이 대부분 마감된 가운데 복수지원이 가능한 대부분의 중위권대학에서 수석합격자들이 등록을 포기,대학당국을 당혹케 하고있다.
대학들은「수석합격자마저 포기한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기 싫어각종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더 좋은 대학에가겠다』는 수험생들에게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이 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합격자 발표때 아예 수석합격자를 발표 하지 않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평균 9.2대1의 높은 경쟁률로 입시전형료 수입만 16억원을올린 동국대는 등록이 시작되자 수석합격자를 포함한 전체 합격자65%가 등록을 포기했다.전체수석인 의예과 林모(19.대구경원고졸)군이 서울대공대로 갔을뿐 아니라 97개 학과의 수석합격자중 절반이상이 등록을 포기했다.
포항공대도 수석합격자인 고봉균(高鳳均.22.오현고졸)군이 서울대 수학과에 합격한뒤 두 대학을 저울질하다 서울대행을 택하는바람에 高군을 놓쳤다.숙명여대는 영문과에 지원해 수석합격을 차지한 金모(18.안양여고)양이『교사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며 서울교대로 가버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국대 수석인 李모(18.서울대원고)군도 서울대법대에 합격하자 학교측의 설득에도 불구,등록포기각서를 제출했고 지난 주말까지 등록이 마감된 광운대.세종대.서울여대.외국어대.한성대.숭실대등에서도 수석합격자들이 다른 대학으로 가버렸다.
수석합격자들은『불합격에 대비해 복수지원을 했을뿐 원하는 상위권대학에 합격한 이상「장원급제」에는 미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대학들은『우리는 어떡하란 말이냐』며 씁쓸해 하고있다.
지난해 수석합격자를 서울대등 상위권대학에 빼앗겼던 홍익대.명지대.경기대등은 학교위상과 다른 수험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올해 1차 합격자 발표때 아예 수석합격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홍익대 관계자는『고득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장학금을 더 늘려도 조금 다니다 재수를 한다며 1년이내에 휴학해버려 신입생 장학금제도도 93년부터 폐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등 상위권대학과 같은날 입시를 치러 소신파가 몰린서강대.한양대는 수석합격자를 포함,95%이상의 등록률을 보여 학교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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