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타會談 50주년 기념행사없이 썰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국.영국.소련등 2차대전의 3개 전승국 수뇌들이 전후 유럽과 세계 정치판도를 결정했던 얄타회담이 지난 4일로 50주년을맞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美대통령,윈스턴 처칠 英총리,요시프스탈린 蘇공산당서기장은 독일의 패배가 확실시되던 지난 45년 2월4일 이곳 얄타의 리바디아宮에서 8일동안 회담을 갖고 전쟁종료 및 전후처리구상 등을 숙의했다.그 결과 유엔이라는 국제안보기구가 탄생하게됐으며 새로운 세계정치질서가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얄타의 분위기는 이제 착 가라앉아 있다.
이제 우크라이나에 속하는 얄타는 舊소련붕괴후 복잡한 정치상황과 경제적 문제 때문인듯 눈에 띄는 행사도 없이 쓸쓸히 50주년 기념일을 보냈다.
『어떤 행사라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한 연금생활자는『지도자들이 이곳에 많이 온다면 물이나 전력 사정도 나아지고 상점에 가서 좀더 넉넉히 상품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도자급 인사는 물론 중간급 정부관리조차 얄타에 오지않았다. 한 서방단체는 기념행사를 개최하려 했으나 현지 사정이귀빈을 초청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취소해버렸다.
여름철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이 지역경제는 지난해 극심한 물부족으로 타격을 입었다.수십개의 온천들이 문을 닫았으며 주민은 급수차량앞에 장사진을 쳐야했다.
또 얄타에서 불과 몇㎞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와 크림공화국 정부와 우크라이나정부간의 정치적 분쟁 때문에 관광객들이크게 줄어들었다.
親러시아 성향의 크림지방당국은 회담 50주년에 즈음,크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통제를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회의를 열었다. 분리주의 세력을 견제해온 우크라이나정부도 회담 50주년 기간을 위험기간으로 여긴듯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들과 유엔관계자들을 초청,다음주 학술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얄타 로이터=聯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