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거포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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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이 괌 파세오 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던 중 웃고 있다. [사진=이영목 일간스포츠 기자]

 “아마 국내에 있었으면 미쳐버렸을 겁니다.”

 KIA 최희섭(29)이 예전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입단 후 처음으로 참가한 이번 괌 스프링캠프에서 최희섭은 지난해에 겪었던 아픔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만큼 심리적 부담을 털어냈다. 최희섭에게 2007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연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탬파베이)에서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실패했지만 5월 중순 고향 팀 KIA에 입단하면서 팬들에게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국내 복귀 첫 경기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두산 정원석과 부딪쳐 갈비뼈 부상을 당했고, 한 달 넘게 재활군에 머물러야 했다. 풀스윙이 어려워지면서 하반기에는 ‘똑딱이’ 타자라는 달갑지 않은 말을 듣기도 했다.

 더 큰 아픔은 시즌 뒤에 찾아왔다. 병역특례를 위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일본인 약혼녀 야스다 아야로부터 파혼 통보를 받았다. 최희섭은 초췌한 모습으로 조범현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단 납회에 참석도 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떠났다.

 “심적으로 너무 지쳐 미국에서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만약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매일 술로 밤을 지새우는 등 폐인이 됐을 것”이라며 출국 이유를 설명했다. 최희섭은 3일 귀국할 때까지 플로리다에서 마이너리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개인훈련을 해왔다.

 9일 괌으로 떠난 최희섭은 이달 말까지 KIA 선수단과 합동훈련을 벌이게 된다. 최희섭은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그라운드에서 폭발시킬 각오다. “시즌 목표는 ‘3할 타율’이다. 나머지 성적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섭은 친형과 다름없는 재응이형이 한 팀에 있어 고맙고 의존이 된다”고 말했다.

글=정회훈 일간스포츠 기자 , 사진=이영목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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