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세계화는 이렇게-英이코노미스트誌 3유형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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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美포드社의 생산조직은 창업자인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 체제를 창안해낸 이래 경영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돼왔다.특히 유럽의 포드지사는 70년대 다국적기업의 전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드는 최근 유럽과 북미의 생산조직을 통합하는 혁명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지역별로 분리운영돼온 조직을 생산라인에따라 5개의 일관성 있는 사업단위로 통합한 것이다.
포드의 조직개편이 가능했던 것은 통신수단과 컴퓨터 네트워킹 기술의 발달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기술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있지 않아도 공동업무를 추진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조직개편의 진정한 필요성은 무역장벽과 경제적 국경 이 허물어지면서 중복과 비효율성 투성이인 기존의 조직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실함에서 나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誌는 앞다퉈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국제적인다국적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세계화전략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첫째는 지역화다.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등으로 자유무역지대가 등장하면서 국가별로 나뉘어 있던 본부를 지역별로 재편하려는 것이다.스웨덴의 가전업체인 엘렉트로룩스社는 기존의 국가별 지사를 유럽권 개념으로 재편했다.
두번째 유형은 특정한 생산조직을 따로 떼내 일관성을 갖도록 지역이나 세계본부를 두는 것이다.유니레버社는 합성세제 사업부문을 유럽과 북미의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조직했다.한국의 현대는 개인용 컴퓨터사업 부문의 본부를 미국에 두고 있다 .
마지막으로는 연구나 마케팅 혹은 판매등과 같은 활동을 하나의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모든 수입 회계업무를 인도 봄베이에 있는 지사로 집중시킨 스위스항공社가 좋은 예다.
세계화의 이점은 무엇보다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무역장벽이 존재하고 지역적 특수성이 강하게 남아있던 시기에는 지역이나 국가별로 각기 자급자족할 수 있는 분화된 조직이필요했다.그러나 경제적 국경이 허물어져 가고 정 보.통신수단이발달하면서 중복된 조직의 통합이 요구되고 있다.지역이나 국가 차원이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기존의 조직을 재편하지 않고서는 변화된 국제경제질서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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