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주택에도 실명제 한파-借名가입 조합원 탈퇴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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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부동산실명제 실시발표후 조합주택의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조합주택은 무주택자만이 자격이 있는데도 지금까지 집이 있으면서 남의 이름을 빌려 조합원이 돼 아파트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실명제 실시로 인해 차명(借 名)으로 조합원이 될수 없게되자 신청자가 급감하고 있으며 실명제 발표 이전에 이미이 방법으로 조합원이 된 사람 가운데 자진 탈퇴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조합원 모집이 어려워진 주택조합들은 예정된 기간내에모집을 마감하고,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는 일반분양으로 돌리거나 직장조합원을 대상으로 모집에 나서는등 비상이 걸렸다.
서울용산구한남동 단국대부지에 주택조합을 추진중인 세경진흥측은실명제가 발표된 후부터 현재까지 20여일동안 신청자가 10여명에 불과해 울상을 짓고 있다.지난해 12월12일 조합원 모집을시작해 실명제발표직전까지 비슷한 기간동안 4백 여명이 모인 것에 비하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또 이 회사와 조합사무실에는 실명제가 발표된 직후부터『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인데 조합원이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그러나 세경측은 차명으로 조합아파트를 취득 했다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실명제법 위반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신청서 접수를 거절하고 있다.대신 내년중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방침이라 현재 조합원 자격기준(조합설립인가일 현재 2년이상 무주택)을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조합신청이 가능하 다고 설명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세경측은 직장조합이 지역조합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수요가 적다는 판단에 따라 직장조합을 적극 끌어들이기로 방향을 바꿨다.
경기도남양주군 덕소연합주택조합도 지난해 12월3일부터 조합원을 모집한 이래 실명제발표전까지 한달여동안 2백70여명이 신청했으나 실명제발표 이후에는 신청자가 30여명에 불과한 형편이다.조합측은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월말이나 3월 초까지 조합원 모집을 마감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는 사업승인후 일반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성수동 한강주택조합의 경우 총 2백90가구중 직장조합이 많아조합원을 모으는데 별 문제가 없으나 실명제발표 이전 차명으로 조합원이 된 3~4명이 스스로 차명사실을 밝혀 조합을 탈퇴했다고 말했다.
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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