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국내학계 과학적접근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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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이스크림과 전자오락을 무척 좋아하는 평범한 여중생 辛유미(가명.14.서울구로구구로동)양.빼어난 얼굴외에는 동네 어귀에서흔히 마주치는 그 또래들과 전혀 다름없는 모습의 辛양을 본 순간 손가락으로 책을 읽고,눈을 감고서도 색깔을 맞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소녀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초능력」이 정말 있을 수 있는가.최근 일부 언론과 학계에서 집중탐구의 대상으로 떠오른 초능력의 실체를 벗겨보기 위해 먼저 인간시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모으고 있는 辛양과 그녀의 이같은 능력을 개발해 준 부친 신문기(辛文基.58)씨를 만나봤다.辛양은 이미 서울대 이충웅(李忠雄.전자공학).연세대 전세일(全世一.재활병원장)교수 등 국내의유명과학자 수십명 앞에서 최근 여러 차례의 실연(實演)을 통해투시력을 공인받은 바 있다.
辛양에게 물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93년 겨울.부친 辛씨는 당시 중학 1년생이던 딸의 성적이 바닥권을 벗어날 줄 모르자 정신집중이 잘돼야 성적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트럼프카드 4장을 엎어놓고 숫자와 모양을 맞히는 정신집중 훈련을 반복해 시켰다.처음에는 4장중 1장밖에못맞혔지만 10여일의 훈련을 거친 후에는『(엎어놔도)그림이 다보인다』며 족집게처럼 원하는 카드를 골라냈다.辛양은 현재 약 2㎝두께의 책속에 최고 8장까지 카드를 꽂아놓아도 이들의 무늬와 차례를 정확히 맞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다.
辛양은 이외에도 손가락으로 글씨는 물론 색깔까지 정확히 알아낸다. 어찌보면 황당하기까지한 辛양의 이같은 초능력은 트릭인가,아니면 있을 수 있는 일인가.全교수는『辛양이 손가락을 이용해글을 읽고,색깔을 맞히는 것을 두눈으로 똑똑히 지켜봤지만 사술(詐術)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고 『비록 글 을 손으로 읽지만 시신경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 부분을집중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辛양외에도 초능력을 연구하는 국내 과학자들로부터 기이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은 적지 않다.
또 지난해 11월 방한한 중국의 기공사 계연원(季連元)씨는 손으로 수건에 불을 붙이고,수저를 눈으로 째려봐 부러뜨리는 등의 시범을 보인 적도 있다.
이같은 금속절단현상에 대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방건웅(方健雄.신소재특성평가센터)박사는『기공사등이 부러뜨린 수저등의 절단면을 전자현미경사진으로 찍어보면 일반적으로 고온상태와 저온상태에서 나타나는 절단특성이 섞여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학자들은 숟가락 절단등과 같은 현상이 특정파동에 의해 숟가락에 공명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공명현상은 탱크가 지나가도 무너지지 않던 다리가같은 무게의 보병들이 행진할때 생기는 공명현상에 의해 붕괴되는것과 같은 원리로 설명한다.이런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대체로두 갈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주류는 『말할 가치 도 없다』는것이다.그러나 최근 적지않은 이공계 학자들이 『마냥 무시만 할수 없는 현상』이라며 본격 연구에 나서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내의 박사급 연구원과 서울대.연세대.포항공대 등의일부 현역교수들은 올해초 이같이 신비한 능력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한국정신과학연구원(가칭)을 만들어 오는 2월 과기처에 등록할 예정이다.이 연구원의 박병운(朴炳雲.前한 국전자통신연구소.물리학)박사는 『현재 수준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해非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전자나 소립자와는 또다른 형태의 힘인 기가 이같이 특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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