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헌사업으로 출발 예술 넘어 ‘소통’에 초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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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5면

도쿄 지도 위에 전철 노선이 그려진 대형 전광판 ‘셰어로그’. 교통카드를 갖다 대면 사용자의 최근 이동경로가 초록색 선으로 나타난다. ICC 제공

ICC는 아시아에서 문화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전시되고 있는 곳이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기획 책임자인 가게야마 나오키 기획과장과 큐레이터 하타나카 미노루를 인터뷰했다.

ICC 기획 책임자 인터뷰

두 사람은 “ICC는 예술과 기술의 대화를 촉진하는 데 있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먼저 가게야마 과장에게 ICC가 1997년 어떤 과정을 거쳐 출범했는지를 물었다.

“통신분야 대기업인 NTT가 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0주년을 맞아 어떤 문화 공헌 사업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인터넷의 여명기여서, 고도 정보화 시대를 앞두고 예술의 표현방법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초점을 맞추게 됐지요. 또 전통적인 예술 개념에 국한되지 않도록 ‘소통(커뮤니케이션)’으로 대상의 폭을 넓혔고요.”

전 세계를 무대로 벤치마킹을 할 모델을 찾아다녔지만 ICC 구상에 맞는 곳은 없었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에 대해 “인프라를 갖추고 작품을 구입하는 데 수십억 엔(수백억원)이 들어갔다”고 했다. 조직은 큐레이터와 기획, 총무, 홍보, 홈페이지 운영자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입장료는 무료. 기획전만 500엔(약 4000원) 정도 받는다. 이것도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다.

‘창립 멤버’인 하타나카에게 전시 계획을 어떻게 짜는지 물었다. 하타나카는 “관람객의 참여로 이뤄지는 인터랙티브 아트(쌍방향 예술)를 기본 컨셉트로 잡고 한발 앞서나가는 작품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진행 중인 ‘침묵의 대화(Silent dialogue)’ 기획전의 경우 생태계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 주목해 주제를 ‘자연과 기술’로 잡은 뒤 미술계와 정보기술(IT) 관련 기관,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품을 찾아냈다. 기획전과 함께 작가와의 대화, 심포지엄, 세미나 같은 다양한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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