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에서>競輪활성화 지혜 모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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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건전한 레저스포츠를 표방한 경륜이 오랜 산통 끝에 지난해 9월 출범,제한적이나마 2개월정도 시범적으로 실시된 후 휴면기를보내고 있다.엄밀한 의미에서 프로스포츠도 아니고 순수한 아마스포츠는 더더욱 아닌 경륜에 대해 아직도 곱지 않 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경륜은 법에 의해 정부가 추진하는공익사업이라는 점이다.따라서 이제는 경륜의 존폐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라 이미 닻을 올린 이 사업의 문제점을 냉철히 살피고성공적인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경륜은 사업의초기단계인 까닭에 몇가지 의문점을 안고 있다.
첫째,경륜이 의도한대로 과연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을 수있겠느냐다.경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문은 도박성 시비였다.지역주민들이 경륜 개최를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그러나 정작 경륜이 출범하자 인근 주민들은 반대시위를 하기보다 주말에 가족단위로 몰려와 자연스럽게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론은 이를 두고 「건전가족레포츠의 조기 정착 신호」로 표현했다.경륜사업본부 차원에서도 이같은 현상을 출범 첫해의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다만 사행성을 띠지 않을 수 없는 경륜의성격상 도박성 논쟁은 언제든지 다시 불붙을 소지 가 있다.따라서 이 사업을 얼마나 공정하게 추진해 나가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공익스포츠로서의 정착여부다.경륜은 「건전여가와 공익실현의 두바퀴로 굴러가는 자전거」로 곧잘 비유된다.전후(戰後)일본이 경륜을 도입,그 수익금을 통해 국가재건에 앞정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우리의 경우 일본처럼 국가재건이란 거창 한 용어가 시대적으로 어울리지 않지만 경륜이 공익스포츠로서 기여할 부분은 많다.
마지막으로 경륜의 수지문제다.출범이후 경륜의 하루 매출액이 조금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가 조금만 와도 레이스를 취소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수지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충분한 선수수급,원활한 경주운영,쾌적한 서비스제공등을 통해 경륜활성화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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